임효 作 '고집멸도'.

7월1일~9월30일, 현대 블룸비스타

‘공(共)·관(觀)·연(緣)’ 주제 초대전

한지의 섬세한 질감이 빛난다. 입체감 있는 표면은 리드미컬한 조형으로 변신을 거듭하고 필묵 대신 고된 노동이 자리잡은 작품 속엔 동양과 서양이 독특한 조화를 이룬다. 태양과 달, 바람과 이슬, 두드림과 발림, 한지와 옻칠, 선과 면 그리고 시간과 공간의 만남 등, 약 35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국화를 그려온 임효 작가가 이번엔 불교 핵심 사상이라 할 수 있는 ‘공(共)·관(觀)·연(緣)’을 동양화에 새겼다.

1981년 화업에 몸을 던진 작가 임효가 불교를 주제로 한 개인전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 1986년 과천국립현대미술관에서의 첫 출품을 시작으로 제7회 동아미술제 동아미술상, 제13회 선미술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화단에 이름을 알려온 그다. 중국 상하이, 스위스 취리히, 프랑스 파리 등 동서양을 넘나들며 국제아트페어에서 주목받았고 국내서는 23번의 개인전을 열며 중견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불교 사상을 기반으로 한 ‘고집멸도(苦集滅道)’ ‘공심(共心)’ 등 동양화 30여 점을 곧 풀어놓는다.

임효.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정진을 통해 깨달음에 다가가야 함을, 생성과 소멸에는 반드시 그 원인이 되는 인과 연이 있음을, 직접 만든 한지에 새겨냈다. 푸른색 바탕에 스며들어있는 <신묘장구대다라니경>,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은 후 처음 설법을 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수묵 등은 그동안 그가 그의 작품에서 보여 온 실험정신과 추상 표현을 충분히 담아낸다.

임효 作 '공심'.

“예술은 어느 고정된 틀에 맞추는 것이 아니고 주어진 공간과 환경, 상황의 변화에 매 순간마다 반응함으로써 나타난다”고 말하는 임효는 이번 전시에서도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길 없는 길을 묻는다.

작가에게 장르는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 임효는 “진정한 창작 행위는 울타리를 넘고 또 넘어가는 과정의 연속”이라며 “일상에서의 만남에 우연은 없으며 하루를 살더라도 깊은 인연의 늪에서 빠져 나온 것이니 그 마음을 아름답게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반평생 넘는 세월동안 그려온 700여 점의 작품 뿌리가 모두 불교에 있다고 말하는 임효의 기획 초대전은 오는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경기도 양평 현대 블룸비스타 1층서 열린다.

임효 作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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