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송광사 오불도’를 보관하다 돌려준 기증자가 조계종을 찾았다. (사진 왼쪽부터)산드라‧로버트 마티엘리 부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브라이언 페리소 포틀랜드 박물관장, 메리베스 그레이빌 포틀랜드 박물관 큐레이터.

송광사 오불도 기증 마티엘리 부부

포틀랜드 박물관장 등 조계종 방문

“잃어버린 ‘송광사 오불도’가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와 기쁩니다. 도난당한 문화재들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는 데 마음 속 깊이 동의합니다. 이번 송광사 오불도의 성공적 반환은 한국 불교 뿐 아니라 저희들에게도 참 뜻 깊은 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도난당한 ‘송광사 오불도’를 미국서 보관하다 돌려준 로버트‧산드라 마티엘리 부부, 브라이언 페리소 포틀랜드 박물관장 등이 지난 20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만났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오불도가 제 자리를 찾게 돼 다행”이라며 “이런 뜻 깊은 과정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1970년대 도난된 송광사 오불도는 지난해 12월 이들의 도움으로 환지본처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미술을 가르치던 로버트 마티엘리 씨는 서울 안국동 한 가게에서 오불도를 발견, 이를 구매해 미국으로 가져갔고, 지난 2014년 자택에 보관해오던 오불도를 미국 포틀랜드 박물관에 기탁했다. 이후 도난 불화임을 알게 된 포틀랜드 박물관은 오불도를 원소장처인 한국으로 반환하는 데 있어 마티엘리 부부의 동의를 구했고, ‘송광사 오불도’는 도난 50여 년만에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불도를 20년 넘게 자택서 보관해왔다던 로버트 마티엘리 씨는 “한국 불교에 있어 중요한 문화재라는 점을 알지 못하고 장식품으로만 대했었다”며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 소중한 가치를 되살리게 돼 기분이 좋다”고 했다.

브라이언 페리소 포틀랜드 박물관장 역시 “오불도와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겠다”며 “미국에서 한국의 불교 문화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 일을 계기로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불도 반환에 기꺼이 응해준 이들의 예방을 받고 진심어린 감사인사를 전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한국 불교의 소중한 보물을 그동안 잘 보관해줬을 뿐 아니라 도난 문화재 반환에 있어 좋은 선례를 남겨줘 고맙다”며 “송광사를 방문해 제자리를 찾은 오불도를 보고 더 깊은 감명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티엘리 부부와 포틀랜드 박물관 관계자 등 10여 명은 이날을 시작으로 경복궁, 국립고궁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등을 차례로 방문해 한국 불교와 전통문화를 접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어 오는 23일 송광사 성보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개막식 및 학술대회에 참석, 오불도를 직접 친견하고 사중 스님들과 환담을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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