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은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을 어떻게 보셨을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일은 

인과로 이루어져 있으니 

금생에 맞은 로또도 전생에 

내가 노력한 결과로 본다

나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은 

로또 같은 행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진지한 삶의 자세일 것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한번쯤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을 꿈꿀 것이다. 평생 한 번도 맞기 힘들다는 벼락을 두 번 맞을 확률과 비슷하다는 로또에 당첨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복권 당첨으로 거금을 만진 이들의 인생이 순탄한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며칠 전 신문에서 로또 1등 당첨금 분할을 둘러싼 가족 간의 분쟁이 법정으로 비화되고, 로또 당첨자의 여동생들이 법원으로부터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기사를 보았다. 

이 사건은 로또 당첨자의 70대 노모가 지난해 8월 양산시청 앞에서 자신의 50대 아들이 40억원 상당의 로또에 당첨되자 자신을 버리고 갔다며 1인 시위를 하면서 알려졌다. 당첨자의 두 여동생과 매제가 로또 당첨금 분할을 요구하며 협박했고, 강제로 당첨자의 집 문을 부수고 침입했다며 경찰에 고소했던 것이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차라리 로또 당첨이 안됐더라면 이 가족에게 이런 비참한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은 다만 우리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도 로또 당첨자의 54%가 5년 이내에 파산한다는 통계를 보면 갑자기 찾아온 행운이 그들의 인생을 불행으로 이끈다는 역설적인 이야기에 쓴웃음이 나왔다. 

그것은 복권 당첨이든 유산상속이든 하루아침에 거금이 생길 경우, 그들이 이전부터 자금에 대한 올바른 관리기술을 습득하지 못한 경우 곤궁에 빠지거나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되고 대부분이 패가망신하거나 매우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박의 행운이 그들에게는 결과적으로 재앙이었던 셈이었다. 로또 당첨자 중 파산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 보았더니, 그 사람의 비결은 간단했다. 거액의 당첨금을 수령하여 은행에 저축하고는 한 푼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없는 돈으로 여기며 직업도, 낡은 집도 바꾸지 않고 예전 생활을 그대로 유지했던 것이다. 

실례로 복권에 당첨된 사람들은 그것이 소비이건 자선의 형태이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돈이 다 떨어졌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들이 과연 예전의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부처님은 로또 당첨 같은 행운을 어떻게 보셨을까? 부처님께서는 모든 일은 인과로 이루어져 있으니 금생에 맞은 로또도 전생에 내가 노력한 결과로 본다. 달마스님의 저술로 알려진 <이입사행론(二入四行論)>에서 사행(四行) 중 수연행(隨緣行)과 보원행(報怨行)이라는 법문에서 살펴 볼 수 있다. 

금생에 로또 같은 행운도 우연히 나에게 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10년 만기 적금을 매달 꼬박꼬박 불입해오던 사람이 십년의 세월이 지나 만기일이 다가와서 은행에 가서 일시불로 거금을 찾을 때 그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로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전생에 적금을 꼬박꼬박 불입한 것은 기억이 안나지만, 금생에 만기일이 되어 그동안 저축한 거금을 찾는 것을 행운이라고 좋아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나에게 좋은 일이 생기거나 예상치 못한 행운이 다가오거든, 내가 전생에 농사지은 것을 이제 수확하는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지 지나치게 좋아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대로 나에게 안좋은 일이 생기거나 억울한 일이 생기더라도 억울해하거나 남을 원망하지 말고, 전생에 내가 빚 진 것을 이제야 갚는구나 하거나 내가 전생에 저 사람에게 잘못을 해 금생에 내가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하는구나 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행운도 불행도 우연한 일은 없다. 나를 부자로 만들어 주는 것은 로또 같은 행운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진지한 삶의 자세일 것이다.

[불교신문3307호/2017년6월21일자] 

광전스님 논설위원·중앙종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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