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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0.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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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달처럼 맑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라”

스스로를 달빛 삼다

원철스님 지음/ 휴

스님 일상과 수행, 불교경전

옛 선사들의 이야기 아우른

불교계 대표 문장가 ‘산문집’

‘자월명(自月明)’ 가르침으로

현대인에게 일상의 마음가짐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전해

부처님은 돌아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자등명법등명(自燈明法燈明)’이란 말씀을 남기셨다. “너희들은 너희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의지하라.” 원래는 ‘등(燈)’이 아니라 ‘섬(島)’이었다고 한다.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기를 의지하라’라고 했는데 한역하면서 ‘섬’을 ‘등불’로 바꾼 것이다. 진리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의지하면서 다른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 불교신문과 일간지 등에 글을 연재하며 불교계 안팎에서 문장가로 명성을 쌓은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원철스님이 ‘등불’을 ‘달빛’으로 바꾼 ‘자월명(自月明)’의 지혜를 담은 산문집 <스스로를 달빛 삼다>을 최근 선보여 주목된다.

<월간 해인> 편집장을 역임하고 대승경전 등을 연구하며 한문고전의 현대화에 일조한 원철스님은 이 책에서 도시와 산속을 오가는 수행자로서의 일상과 경전 및 선어록에 대한 탐구, 자연의 이치와 공간에 대한 깊은 사색을 담았다. 특히 스님이 평소 마음에 품고 지냈던 ‘자월명(自月明)’, 즉 ‘스스로를 달빛 삼아 자신을 의지하라’는 가르침이 책의 제목이 됐다. ““지혜의 광명으로 온 세상을 밝히기 위해 수행승들은 ‘만월선원’이란 현판을 달았다”는 스님의 말처럼 달은 마음, 여유, 밝음, 나눔, 풍요, 지혜로움을 의미한다. 또한 지혜의 광명으로 온 세상을 밝히고, 비 개인 뒤 하늘의 달처럼 맑고 밝은 모습으로, 스스로 경계하고 깨우치며 살아가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깨어 있는 마음’, ‘조화로운 삶’, ‘삶의 이면’을 바라보는 스님의 담박한 언어는 삶의 가치와 자기성찰, 깨우침을 함께 전하며 현대인의 막힌 가슴의 문을 두드린다. “응제(應制)라고 했던가. 임금이 신하에게 글을 의뢰하는 것을 말한다. 그처럼 이 책은 대부분 상전(?)들의 부탁으로 쓴 글이다. 청탁받은 그날부터 전전긍긍이다.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마감이 가까워질 무렵 섬광처럼 ‘글 고리’가 스쳐 지나간다. 책을 읽다가 신문을 보다가 혹은 차를 마시다가 그것도 아니면 그냥 ‘멍때리다’가 번쩍하는 그 고리를 낚아채야 한다. 이후 씨줄과 날줄이 얽히며 사이사이에 살이 붙는다. 탈고한 뒤 잠깐이나마 해탈의 경지를 맛보기도 한다. 글로 인하여 윤회를 반복한다고나 할까.”

원철스님은 응제 때마다 지나가는 혼잣말로 ‘절필’을 운운하다가도 한편으론 혹여 모자랄까 봐 틈틈이 글을 써두어 곁에 감춰두곤 했다. 이런 자기모순으로 한 권의 소박한 책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에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말랑말랑한 언어도 없고 힘든 인생 문제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거나 짚어주지 않는다. 강요나 따끔한 충고도 없다. 다만 “좁쌀처럼 흩어놓은 많은 글 가운데 한 편 아니 한 줄이라도 남들에게 공감을 일으키는 구절이 있다면 장강(長江)의 청량한 물 한 모금 역할은 할 터이다. 잡서의 한 줄이 남들에게 한 줄기 섬광으로 이어진다면 때로는 경서(經書)나 사서(史書) 노릇을 대신할 수도 있겠다”는 스님의 말이 오히려 위안이 된다. 공감을 일으키는 책의 한 구절 또는 부처님의 가르침과 옛 선인들의 지혜를 법신(法身)으로 삼는다면 하늘의 달처럼 밝고 맑은 모습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스님의 바람이 담겼다.

그러면서도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졌던 불교경전과 시공간을 뛰어넘는 선사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현대로 가져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흥미롭게 전한다. 자기다움, 인연의 소중함, 독서의 즐거움, 공부의 이유, 관계의 조화, 진정한 수행, 중도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살다 보면 누구나 흐린 날 혹은 바람 부는 날, 그리고 비오는 날처럼 낭패와 어려운 일과 맞닥뜨리기 마련이다. 바쁘고 힘들수록 한 템포 쉬어갈 줄 알아야 한다. 옆길로 돌아서 갈 줄도 알아야 한다.” 자연의 이치와 아름다움을 우리의 삶과 연관지어 이야기하고, 과거와 현재를 넘다드는 건축을 읽어내면서 자신을 돌보는 공간이자 치유의 공간에 대해 되짚어본다. 해박한 지식과 문학을 기반으로 한 스님의 사색은 현대인들이 일상 속에서 어떻게 세상과 소통할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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