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불기 2561 (2017).8.21 월

사이드바 열기
상단여백
HOME 출판&문학 출판
내포 가야산은 조선시대 ‘불교문화특구’였다고서 ‘상산삼매’ 번역 출간

상산삼매

 

이철환 지음, 이대형 옮김/ 보원사

260여 년 전 내포가야산 일원

조선후기 유학자 예헌 이철환

사찰 순례하고 기록한 유람기

수덕사 말사 보원사 원력으로

한문 번역해 대중에게 선보여

“향후 할 일 알려주는 이정표”

충남 서산시, 예산군, 당진군에 걸쳐 있는 내포 가야산은 보원사, 개심사, 일락사, 보덕사, 원효암 등 백제초기부터 들어선 사찰들이 자리 잡고 있는 불교문화의 보고다. 특히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국보 제84호 서산마애삼존불을 비롯해 통일신라시대 화엄십찰 중 하나로 고려 광종 때 왕사였던 법인국사가 주석했던 보원사지, 현재 남연군묘로 알려진 가야사지 등이 유명하다. 하지만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으로 보원사는 폐사됐고, 가야사는 흥선대원군에 의해 불태워지는 아픔을 겪었다. 다행히 지난 2004년 보원사지 내에 보원사가 세워진 후 본격적인 발굴조사가 진행됐으며, 2011년 덕숭총림 수덕사와 서울 조계사 등이 동참하고 있는 ‘내포 가야산 성역화 추진 준비위원회’가 결성되는 등 ‘백제의 미소’ 살리기에 불교계가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보원사가 내포 가야산이 조선시대부터 ‘불교문화특구’로 역할을 했다는 사료가 담겨 있는 260여 년 전의 고서 <상산삼매(象山三昧)>를 번역 출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헌 이철환(1722~1779)은 조선후기의 실학자 성호 이익의 문하에서 수학한 유학자로 불교와 도교에도 상당히 조예가 깊었다. 그는 1753년 10월9일부터 이듬해 1월29일까지 충남 내포가야산일대를 유람한 후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유람기인 <상산삼매>를 남겼다. 그리고 두 세기가 넘는 세월이 흐른 뒤 불교문화 성지 내포 가야산을 다시 찾기 위해 남다른 원력을 세운 보원사에 의해 현대의 언어로 번역돼 그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범어 ‘가야’를 번역하여 ‘상(象, 코끼리)’이라 한다. 원효봉과 가섭봉, 마척봉 등이 신기함을 다투며 각기 영험함을 드러내고 웅혼하게 아름다웠다…보원사 불전에 가서 관람했다. 강당은 어느 시대에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다. 그런데 불전 뒤에 고국사법인삼중대사보승탑비(故國師法印三重大師寶乘塔碑)가 있다. 비는 송나라 태종 태평흥국(太平興國) 3년 무인년(978) 여름 4월에 비로소 세웠다. 비문을 살펴보면, 국사께서 본사에 머물렀다고 하니, 이 절의 일어섬은 삼국시대에 시작된 것인가.” 이 책에는 장천(현 충남 예산군 고덕면)을 근거지로 내포 일대를 두루 관람하는데 가야산과 상왕산 등이 보여주는 자연경관 뿐 아니라 보원사와 보현사, 문수사 개심사, 가야사 등 100여개의 사찰과 암자 등이 기록돼 있다.

“12월4일 밤에 승려의 연희를 구경했다. 회잠(會岑)과 여옥(呂玉) 두 사미가 있는데, 나이는 각각 17세였다. 용모가 단정하였고 두 눈동자가 밝게 빛났다. 염불하는 목소리가 각기 맑고 고와 사람 됨됨이와 같았다. 회잠은 또한 입술을 오므려 기운을 북돋아 나각(螺角) 소리들을 흉내냈는데 천연스럽게 절묘하여, 사람들이 모두 떠들썩하니 칭찬하곤 했다. 옛날에 대웅씨(부처님)가 가릉빈가의 선음(仙音)으로 무루법회(無漏法會)를 노래하니 사부대중이 미증유의 경지를 얻어 큰 환희심을 일으켰다.” 또한 사찰에서 시행된 음악연주와 연희, 꼭두각시놀이를 비롯한 사찰 관련 전설과 스님들의 기예도 자세하게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서산 보원사지 내 위치한 덕숭총림 수덕사 말사 보원사가 내포 가야산이 조선시대부터 ‘불교문화특구’로 역할을 했다는 사료가 담겨 있는 260여 년 전의 고서 <상산삼매>를 번역 출간했다. 사진은 보원사지 앞에서 본 보원사 전경.

보원사 주지 정경스님은 “10여 년 전 보원사의 옛 모습을 찾다 우연히 발견한 자료가 <상산삼매>였다”면서 “한문의 고서를 접하고 내용을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이철환 선생이 내포 가야산에 있는 사찰을 유람하고 남긴 기록물이라는 정도로도 이 책은 우리에게 보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내포가야산 성역화사업에 동참해 준 수덕사와 조계사의 지원과 동국대 학자들의 노력으로 드디어 책이 출간돼 감개무량하다”면서 “상산삼매는 내포가야산에 많은 사찰이 있었음은 물론 그곳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다양한 기예까지 기록돼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이정표”라고 의미를 전했다.

더욱이 <상산삼매>의 번역 출간은 그동안 기록이 많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보원사지내 사찰의 존재와 규모를 처음으로 밝혀낸 것이어서 불교사적으로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번역을 맡은 이대형 동국대 불교학술원 조교수는 “보원사지 내 남아있는 석조물과 인근 서산마애삼존불 등 남아있는 유물로 옛 모습을 추정해 볼 때 보원사는 백제시대 창건, 조선후기까지 존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내포 가야산 반경 5km 이내에 100여 개의 사찰과 절터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지역이 260여 년 전 불교문화특구였음을 확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허정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icon
"SNS에서도 불교신문
뉴스를 받아보세요"

kakaostory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