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야사, 스님 200여 명에게 가사·장삼 공양

반야사 신도들이 187명의 스님에게 가사를 공양했다.

“아, 거룩하여라, 해탈복이여(善哉解脫服). 가장 수승한 복전의 옷이로다(無上福田衣). 내가 지금 이 가사를 받들어 수하노니(我今頂戴受). 널리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가피를 얻을지어다(世世常得被).”

오늘(6월13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승보공양의 원력을 세운 불자들에게 가사와 장삼을 전해 받은 스님들이 엄숙한 한 목소리로 염송한 정대진언이 남다르다.

서울 반야사는 전 조계종 교육원장 무비스님, 전 포교원장 혜총스님, 동학사 화엄학림 학장 일초스님,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불자 탤런트 김용림 씨 등 사부대중 300여 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100인의 불자들이 100인의 스님들께 올리는 ‘가사·장삼 공승제’를 봉행했다. 수덕사 선원 수좌, 동학사 승가대학 학인 등 전국에서 정진 중인 스님들에게 수행의 상징이 가사와 장삼을 올리는 뜻깊은 자리다.

가사와 장삼은 스님들의 필수예복으로, 출가수행자에게는 부처님을 상징하고 재가불자에게는 공경과 복전의 대상이다. 특히 가사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거룩한 법복’이다. 가사를 '입는다'고 하지 않고 ‘수(受)한다’고 표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처님께 받아서 입는다는 뜻이다.

이날 전 교육원장 무비스님은 법문을 통해 “가사에 대한 경전이 있을 정도로 가사의 힘은 위대하고 특별하다”면서 “불자들이 가사·장삼을 준비해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는 공승제는 근래에 보기 드문 불교의식”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날 공승제에 참석한 100여 명의 스님들에게 가사·장삼을 올렸지만, 실제 혜택은 스님 200여 명에게 돌아갔다. 이는 반야사 주지 원욱스님이 대만 성지순례 당시 공승제를 참관한 후 감동을 받아 귀국 후 가사·장삼을 공양 올리는 공승제에 대한 원을 세운데서 비롯됐다. 반야사 신도들과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불사를 진행한 가운데 2억여 원을 모연해 이날 행사를 원만히 회향했다.

원욱스님은 이 자리에서 “‘보현행원으로 보리를 이루라’는 광덕스님의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무비스님과 일초스님에게 <화엄경>을 배우며 원력을 세웠다”면서 “전국에서 힘을 보탠 불자 260여 명과 함께 보현행원을 실천할 수 있는 오늘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날 공승제는 가사·장삼 및 원욱스님의 저서 <나를 바꾸는 화엄경> 봉정식, 축사, 법문, 축하무대 등으로 진행됐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축사를 통해 “가사·장삼 공승제가 불교계 의식으로 자리 잡아 앞으로 새로운 전통으로 이어져 부처님 가르침을 중생에 널리 전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가사를 받은 스님들이 가사를 수하기 전에 정대진언을 염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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