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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백성을 사랑한 ‘호국불교’ 주역들6월은 호국보훈의 달
사명성사 열반 400주기를 맞아 지난 2010년 10월 밀양 표충사에서 거행된 ‘사명성사 추모대제’

순국선열 기리는 호국보훈의 달

유정, 휴정, 만해, 초월스님 등

의승군과 독립운동 적극 앞장선

스님들 이야기 다룬 책 ‘재조명’

6월은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 구한말 일제강점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는 1000여 차례에 이르는 외침을 겪으면서도 현재의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선각자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호국불교’의 기치를 내걸고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스님들의 역할도 컸다. 최근에 들어 불교학계에서 ‘임진왜란 시기 의승의 활동과 역할’을 주목하고, 불교계 안팎에서 일제에 의해 중단된 서산대사 국가제향의 복원과 호국의승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에 대한 공론화가 일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가운데 서산, 사명대사, 만해스님, 초월스님 등 풍전등화의 조국을 구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호국불교의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재조명했다.

구름의 전쟁

우봉규 지음/ 좋은나무/

먼저 숭유억불 정책으로 환영받지 못했던 조선의 스님으로 살았던 사명대사 유정스님(1544∼1610)의 고뇌와 삶을 다룬 <구름의 전쟁>이다. 우봉규 작가가 지난해 펴낸 이 책은 임진왜란 당시 가사장삼 대신 군포를 입고 나라를 구한 유정스님의 삶의 전반을 조명하고 있다.

스님은 단지 불쌍한 백성들을 위해 전쟁터에 뛰어들었다. 그 후 함께 싸운 명나라 군대와 조선의 관군에까지 차별을 받지만, 묵묵히 지략을 펼치며 평양성을 지켜낸다. 전쟁이 끝난 후에는 선조의 명을 받아 다시 조선의 외교관으로 일본에 가, 3000명이 넘는 조선 포로들을 조선으로 데리고 온다. 이 모든 희생은 백성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전쟁에 나가 수많은 사람을 살생해야 하는 스님의 고뇌는 무엇이었을까. 이 책에서는 피란민들을 돌보는 스님으로의 모습은 물론 모든 것을 버려두고 혼자 생각할 곳을 찾고 싶은 인간적인 마음까지 살펴볼 수 있다.

천년의 전쟁 1·2

신지견 지음/ 새움

사명대사와 함께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의승군으로 꼽히는 서산대사 휴정스님(1520~1604)을 다룬 <천년의 전쟁>도 있다. 불교신문에 소설 ‘용성진종조사’를 연재하고 있는 신지견 작가가 지난해 선보인 역사소설로 1, 2권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2014년 탈고한 대하소설 <서산> 1~10권에 대한 아쉬움으로 간행된 책을 모두 폐기시킨 후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이 소설을 집필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 서산대사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를 바탕으로 사바세계를 구현해내는데 방점을 찍었다. 서산대사와 조선 선승들의 발걸음을 좇아 전국의 산하를 유랑하듯 답사했고, 해남 대흥사에 7년을 눌러 앉아 이 소설을 썼다. 이 책은 대의를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젊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훌쩍 뛰어넘는다. 정심선사로부터 지엄, 영관스님을 거쳐 서산대사로 이어지는 조선 중기 선불교의 흐름을 심도 있게 그려내면서 선불교의 깨달음이 어떻게 민중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조선시대 선승들이 어떻게 시대의 암울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전쟁을 포함한 난제들을 해결해나가느냐를 작가의 풍부하고도 구체적인 상상력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님의 침묵(초판본)

만해스님 지음/ 더스토리

이와 더불어 일제강점기에 대표적인 독립운동가인 만해스님(1879~1944)도 빼놓을 수 없는 호국불교의 주역이다.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기도 한 만해스님이 지난 1950년 처음 발간한 시집 <님의 침묵>을 초판본 오리지널 표지디자인을 그대로 차용한 시집이 최근 발간됐다. 미니 북 형태로 선보인 이 시집의 본문은 독자들이 읽기 편하도록 한글맞춤법에 맞게 수정했지만 시의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원문을 최대한 살렸다. 또한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단어나 어려운 한자어에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각주를 달아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엮은 <만해 한용운 시전집>에는 '님의 침묵'을 비롯해 '이별은 미의 창조', '알 수 없어요' 등 시린 역사 속에서 불심으로 꽃피워 낸 스님의 다양한 시를 만나볼 수 있다.

백초월

김광식 지음/ 민족사

또한 최근 서울 진관사를 근거지로 활약했던 독립운동 활동이 주목받고 있는 초월스님(1878~1944)을 재조명한 <백초월>도 눈여겨 볼만하다.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지난 2014년 펴낸 이 책은 임시정부와 독립군을 위해 군자금을 모금하고 항일 비밀 결사 일심교(一心敎)를 조직하는 등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벌인 초월스님의 일대기를 담았다. 20대 후반에 강백을 역임했던 스님은 3·1운동이 일어나자 일제의 탄압에 굴하지 않고 불교계 독립운동을 진두지휘했다. 저자는 사진, 옛 신문기사, 공판 기록, 일본 첩보문서, 관련 인물의 인터뷰 등 다양한 자료를 동원해 초월스님의 행적을 밝혔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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