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보종찰 해인사 '김영환 장군 호국 추모재'

한국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팔만대장경을 올곧은 신념과 결단으로 지켜낸 공적을 기리는 ‘고(故) 김영환 장군 63주기 호국 추모재’가 지난 10일 해인사 경내 대적광전 앞 탑마당에서 봉행됐다.

이날 추모재에는 고 김영환 장군의 아들인 김정기 씨와 유가족,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 및 주지 향적스님을 비롯한 대중스님들과, 정경두 공군참모총장과 장병, 나선화 문화재청장, 강석진 국회의원과 하창환 합천군수 등 약 7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재는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장경판전(국보52호)의 법보전에서 공군의장대가 장군의 영정사진을 추모식장인 탑마당 영단에 안치하는 이운식과 이번 추모재를 기념하는 항공기 편대의 근접비행으로 시작됐다. 이어 삼귀의·반야심경 봉독·애국가 제창·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장군의 행적과 약력소개, 추모시(詩) 낭송, 분향과 헌화, 주지스님의 봉행사, 공군참모총장의 추모사, 불교의식, 유가족 인사말, 공군교육사령부 군악대의 추모곡 ‘내 영혼 바람되어’ 연주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은 봉행사를 통해 “장군의 결단은 전시에 항명(抗命)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의 문화적 수준을 세계에 다시 알리는 순간으로, 김영환 장군은 팔만대장경을 수호하기 위해서 온 불보살의 화현”이라고 장군을 기렸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법보종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지켜낸 영웅인 고 김영환 장군의 혜안과 용단은 우리 공군의 큰 자부심으로 남았다”고 추모했고, 유가족 대표인 장군의 아들 김정기 씨는 “매년 성대하게 행사를 마련하는 해인사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모든 것을 부처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친형인 김정렬 초대 공군참모총장과 함께 대한민국 공군 창설 주역 7인 중 한 명인 고 김영환 장군(1921~1954)은, 1951년 8월 F-51 무스탕 전투기편대 전대장(당시 대령)으로서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의 일환으로 빨치산 900여 명이 주둔한 해인사를 폭격하라는 상부의 명령을 받았으나 귀중한 민족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항명했으며, 1954년 작전 중 순국했다. 장군은 한국 공군 조종사의 상징인 ‘빨간 마후라’의 원조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 정부는 해인사와 팔만대장경을 수호한 공적을 기려 김 장군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으며, 해인사는 매년 6월 호국보훈의달을 맞아 추모재를 봉행하고 있다.

고 김영환 장군이 지켜낸 장경판전 법보전에서 영정과 위패 훈장을 이운했다.
해인총림 방장 원각스님의 분향
해인사 주지 향적스님 봉행사
추모재 의식
유족대표 아들 김정기 씨 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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