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7일 총무원장 자승스님 예방한 자리에서 입장 밝혀

석가탄신일 명칭 변경 등 현안관련 환담

“국가의 큰 갈림길에서 바른 길 가도록 

인도 지원 감사…앞으로도 많은 가르침 당부”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가공휴일 ‘석가탄신일’ 명칭을 ‘부처님오신날’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관심을 모은다.

이 총리는 7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총무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 총리는 “현재 불교계가 앞장서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변경하기 위해 활동을 진행하고 있고, 인사혁신처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내부 관련 부처에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축하하는 분들이 요구하는 대로 (변경)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잘 챙기겠다”며 적극 공감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또한 10·27법난기념관 건립사업과 관련해서도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총무원 관계자가 밝혔다.

이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이날 예방이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 밝힌 내용이다.

이에 따라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에 ‘석가탄신일’로 정해진 명칭이 ‘부처님오신날’로 바뀌는 시기도 보다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통해 부처님오신날로 바꾸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총리의 종교계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며, 총무원장 스님에게 취임 인사를 하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종교 지도자로부터 가르침을 구하기 위해 예방했다.

이 총리는 “부처님이 태어났을 때는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렵고 배가 고픈 시대였다. 지금은 그때보다 풍요로워 졌지만, 사람들 마음이 평화롭고 세상 또한 공평한지를 지켜보면 그렇다고 말하기 어렵다”면서 “그만큼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 막중하다. 앞으로도 총무원장 스님께서 지도해 주시고 가야 할 길을 인도해 주셨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또 “국가가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지도해 주시고 어려운 국민들을 위해 힘써달라”며 “불교를 비롯한 종교계 현안 해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총무원장 스님은 “그동안 종단은 정부가 미처 다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특히 “우리사회 차별을 줄이고 공정한 사회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런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갖고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 배석한 교육원장 현응스님도 “임명을 받은 직후 각계에서 훌륭한 분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며 “앞으로 공직자로서 모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 불교계도 총리님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민들을 위한 수많은 역할이 있는데 사실 정부가 전부 다 수행하기는 불가능하다. 불교가 앞장서서 도와주시면 훨씬 올바른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날 예방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자리에서는 석가탄신일 국가공휴일 명칭 변경과 오는 10월로 다가온 한중일 불교도대회 등 교계 현안을 놓고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비공개 예방 이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석가탄신일 명칭 변경에 대한 뜻을 밝혔다. 이 총리는 “석가탄신일을 부처님오신날로 국가공휴일 명칭을 변경하는 현안 등 불교계 오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한중일 불교도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관심과 지원에 대한 당부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무원장 스님은) 국가지도자인 만큼 빨리 인사를 드렸어야 했는데 처리해야할 현안 때문에 오늘 방문하게 됐다”며 “국가의 큰 갈림길에서 바른길로 가도록 인도해 주시고 국민 마음의 평화를 위해 애써준 종교계 역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우리 사회 불공정과 불평등 해소를 위해 힘써달라는 당부가 있었던 만큼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방에는 교육원장 현응스님, 총무부장 지현스님, 기획실장 주경스님, 사서실장 심경스님, 이기흥 중앙신도회장,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양홍석 공보기획비서관, 김재원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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