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반과 함께 명찰 찾아 기도 올리는 공덕은…

‘모든 일을 꺼리지 않는 달’이라는 윤달을 맞아 어디로 삼사순례를 떠나볼까. 사찰 신도회와 같이 움직여도 좋고, 마음이 맞는 도반끼리 자가용 한 대로도 떠나는 순례길도 색다르다. 하지만 삼사순례에 앞서 코스를 잘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칫 사찰간 이동거리가 멀다보면 기도시간이 줄어들고,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전국 명찰 가운데 삼사순례에 좋은 코스를 몇 곳 소개한다.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불자들이 찾는 성지순례 코스는 인천 강화 보문사와 전등사, 그리고 팔만대장경 판각지인 선원사다. 석모도 보문사는 바닷길을 따라 배로 10여분 들어가서 다시 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6월말 석모도를 잇는 삼산연륙교 개통이 예정돼 있어 7월부터는 차로 보문사에 도착할 수 있다. 많은 문화유적을 간직한 전등사, 우리나라 연 음식문화를 이끌고 있는 선원사와 함께 찾으면 여행과 기도를 함께 할 수 있는 코스가 된다.

경기도 안성도 많은 고찰이 위치해 있다. 대표적인 사찰이 안성 서운산 청룡사와 석남사, 그리고 칠현산 칠장사다. 석남사는 신라 문무왕 때 고승이던 석선스님이 창건했으며, 드라마 ‘도깨비’에서 공유가 풍등을 날리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청룡사는 고려 원종 때 창건한 고찰로, 나옹선사가 “이 산을 지나면 지혜의 해가 거듭 빛난다”며 중창한 사찰. 과거 사법고시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머물던 사찰이다. 칠장사도 어사 박문수가 장원급제를 기도했던 사찰로, 임꺽정의 이야기를 간직한 유서깊은 절이다.

충남 공주 마곡사와 갑사, 신원사를 찾는 코스와 함께 금산 보석사, 신안사, 논산 쌍계사를 찾아가는 성지순례도 좋다. 절 근처에서 캔 금으로 불상을 주조한데서 사찰명이 유래한 보석사는 일제강점기 31본산의 하나로 전북 일원 33개 말사를 관장했던 고찰. “두 계곡에서 흘러온 지혜와 복덕의 물줄기가 세속의 번뇌를 씻어내는” 쌍계사와 영동의 깊은 산과 맞닿은 신안사도 숨겨진 비경을 자랑한다.

호남지역에는 고즈넉한 고찰이 많다. 김제 금산사와 귀신사, 흥복사를 찾는 코스도 좋다. 또 서해안고속도로를 따라 전북 고창 선운사, 도솔암, 참당암, 문수사, 내소사를 중심으로 코스를 잡으면 미륵신앙과 만나는 순례길이 된다.

영산 지리산으로의 삼사순례도 권한다. 백제 성왕 때 인도에서 온 연기조사가 창건한 화엄종찰 화엄사는 국내 최대의 목조건물인 각황전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유산이 전해지고 있다. 인근 사성암은 원효·의상·도성·진각국사 4명의 성인이 머물며 수행한 곳으로, 기암절벽에 자리한 전각은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또 화엄사와 더불어 지리산을 대표하는 명찰, 천은사가 지근에 있고, 그 외 연곡사·실상사 등이 지리산을 감싸고 있다.

영남권은 대구 동화사와 파계사, 부인사 삼사순례길과 김천 직지사, 구미 도리사·죽장사를 찾아가는 길도 좋다. 부산은 바다와 산을 함께 접할 수 있는 코스를 권한다. 나옹화상이 창건한 해동용궁사는 관음성지로 많은 불자들이 기도를 위해 찾는 사찰. 또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홍법사와 원효스님이 창건한 장안사는 “기도 원력이 좋아” 불자들이 많이 찾는 절이다.

강원도를 찾는 삼사순례라면 단연 설악산 신흥사와 낙산사, 그리고 금강산 화암사를 권한다. 설악산과 금강산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함께 석가모니 부처님인 신흥사 통일대불, 낙산사 관세음보살, 미륵사상을 전한 진표율사가 창건한 화암사의 마음을 함께 만날 수 있다.

부처님은 삼세에 항상 계신다. 어디서 기도를 올려도 감응을 하신다. 하지만 명찰을 찾아 도반들과 함께 기도를 올리면 마음이 더 진실해진다. 윤달을 맞아 어디로 떠날까. 어느 사찰에서 마음의 위안을 담고 올까.

[불교신문3304호/2017년6월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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