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구박물관 특별전

‘계유’가 써진 아미타불과 두 보살. 국보 제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삼존불비상’

불교 문화의 전통과 숨결이 깃든 불교 예술을 ‘소리’를 통해 만난다. 처마 끝 풍경소리, 이른 새벽, 사바세계의 천지만물을 깨우는 범종소리 등 사찰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비롯해 부처님 말씀 등 깨달음을 구하고 진리를 찾는 구도의 길을 시각과 청각으로 풀어낸 전시다.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권상열)은 오는 7월3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깨달음을 찾는 소리, 소리로 찾은 진리’ 특별전을 연다. 특별전은 울림(響), 말씀(言), 나타남(應), 수행(悟) 등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울림響, 소리로 일깨우다’는 사찰의 소리들을 모았다. 수행과 고행의 공간인 사찰 곳곳에는 즐거움을 상징하는 극락세계 천인(天人)들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사리기와 불비상(네 면에 부처를 조각하고 발원문을 새겨 놓은 비석) 곳곳에서 울려 퍼지는 천상의 소리는 그 자체로 불국토를 장엄한다. 세계를 깨우는 법고‧목어‧운판 등 불전사물(佛殿四物)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부처님 말씀을 소개하는 ‘말씀言, 글소리로 깨우치다’에서는 부처의 말씀이자 깨달음의 소리로 퍼져나가는 독경과 염불소리를 선보인다. 산스크리트어로 써진 다라니(眞言)는 그 자체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언어다. 금강령, 금강저, 바라와 법고 등과 한 데 어우러져 탑과 불상에 생명력을 부여하고 죽은 이의 영혼을 극락왕생으로 이끄는 진언이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

‘나타남應, 중생을 깨달음으로 이끌다’ 주인공은 중생이다. 중생은 스스로 어려움에 처하면 ‘나무관세음보살’을 외치지만, 그 불성(佛性)의 깊이는 모두 다르다. 관세음보살은 근기, 즉 눈높이에 맞게 자신의 몸을 바꾸어 중생을 어려움에서 구하고, 깨달음의 길로 인도한다. 관세음보살이 전하는 지혜를 소리로 풀어냈다.

마지막 주제는 ‘수행悟, 깨달음을 찾아가다’이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구도자의 소리를 담았다. 수행자는 소리가 없는 상태, 즉 침묵과 고요 속에서 나를 만나야 하고, 화두의 끈을 놓지 않고 정신을 집중하고 또 집중해야 한다. 그 깨달음의 순간 순간들을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는 국보 제106호 계유명전씨아미타삼존불비상과 국보 제211호 <백지묵서묘법연화경> 등 국가지정문화재 6점 등도 함께 전시된다.

국립대구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삶의 묵은 때를 진리의 소리로 씻어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옛 문화재에서 들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닌 깨달음의 소리이길 기대한다”고 했다.

전시기간 중 6월10일 오후2시에는 박물관 강당에서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이 ‘일상에서의 깨달음, 퇴옹 성철 스님을 만나다’를 주제로 특별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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