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내원사, 천성산 산재 봉행

양산 내원사가 자연회복과 양산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산재를 지냈다. 매년 봉행된 산재는 올해 네 번째로 열렸다.

신라시대 고승인 원효대사가 천명의 제자들에게 화엄경을 설법해 모두 성인이 됐다고 해 '천성산(千聖山)'이라고 불렸다. 천성산은 이러한 종교적 의미뿐 아니라 화엄늪, 밀밭늪 등의 자연늪과 희귀한 꽃과 곤충들의 생태가 잘 보존된 곳으로 생태학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그러나 1974년부터 30년간 천성산 정상 일부 지대가 군사시설로 사용되었고 군부대 철수 후 자연은 훼손된 상태로 방치됐다. 후에 양산시와 천성산 인근 사찰이 나서 지뢰를 제거하고 등산로를 개설하는 등 천성산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자연복원은 쉽지 않다.

이에 양산 내원사(주지 진성스님)가 매년 생명과 평화를 상징하는 산재를 지내고 천성산 복원사업을 위해 나서고 있다. 오늘(5월23일) 천정산 정상에서 열린 산재는 네 번째로 열렸으며 자연회복과 양산시민의 안녕을 기원했다.

물이 충만한 늪지였으나 군부대가 들어오며 매립지가 됐다. 천성산의 옛 모습을 되찾고자 천성산 인근 사찰의 스님들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내원사 교무 지월스님은 “군사시설이 들어오기 전, 천성산은 매우 아름다운 늪지였고 상쾌한 공기를 맡으며 걷다보면 근심이 사라지는 숲이었다. 우리의 걱정은 무분별한 개발로 또다시 천성산이 훼손되고 복원이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슾지로 이루어진 천성산은 비가 오고 나면 지반이 약해져 사람의 발이나 자전거로도 쉽게 파헤쳐지기 때문에 산악자전거 출입을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양산시는 이에 대해 안 된다는 답변만 할뿐 훼손 상태도 확인해보지 않는다. 천성산이 옛 모습을 되찾고 물이 찰랑이던 숲으로 돌아갈 수 있게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천성산 정상에 놓여진 평화의 돌탑. 이곳을 찾는 불자나 일반시민들이 조금씩 모아 만들고 있다.

산재를 마친 내원사 스님들이 주변의 돌을 주워 평화의 탑을 쌓았다. 산의 본 모습을 찾고 정화능력을 복원시키기 위해 마음을 모아 쌓은 돌탑이 이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

주지 진성스님은 “사람들에게 자연의 평안을 전달하고 아름다운 억새 군락을 지키고 싶어 식물을 심고 물길을 내는 등 여러 스님들이 자연 보호에 나섰다. 자연이 버틸 수 없는 곳에 어떻게 사람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예전의 고요하고 푸른 숲의 모습을 되찾고 후대에 전할 수 있게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내원사는 천성산의 자연을 알리기 위해 인근 용연초등학교 학생들과 매달 생태체험에 나서고 있다. 내원사 인근 숲과 계곡을 둘러보며 자연 속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며 환경보호의 가치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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