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땅히 불사하여 헤아릴 수 없는

일체 중생을 제도하되 응당 그 가운데 머물지 않으리라

(我當為佛事 度不可計一切眾生 不當於中住). - <방광반야경> 마하반야바라밀무주품

한 달에 채 열 명도 찾아오지 않는 시골구석에 살면서 하루에 수백 수천 명을 상대로 매일 법문을 하고, 기도와 보시를 받아 생활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나도 그들 가운데 한 명이다. 

불사를 하겠다고 작은 땅을 구입해 놓고도 거처할 방 한 칸 없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불사에 별 욕심이 아직 없는 건 게으름 탓일 수도 있겠으나 불사의 목적이 중생구제에 있다면 건물은 말 그대로 욕심일 수도 있지 않을까도 싶었다. 

불사(佛事)는 사찰을 짓는 것만이 아니라 부처님 섬기는 모든 일을 의미한다. 지금은 외향적 건축 불사의 시대를 지나 무형의 불사가 이룩되는 시대를 맞았다. SNS(쇼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지역과 국가를 벗어나 세계인을 상대로 법문을 하고 중생구제의 불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가운데 페이스북이 가장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나로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

[불교신문3299호/2017년5월24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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