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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 외면서 자비실천 안하면 무슨 의미있을까”연화원 대표 해성스님
  • 이성수 기자, 사진 신재호 기자
  • 승인 2017.05.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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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종교는 상상 못하는 가르침

현대 사회도 사회복지 매우 중시

다시 태어나도 장애인포교 할 것

불자들 자비행 배우고 실천해야

“장애인포교는 출가수행자가 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만류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야단치는 스님까지 있었고요, 신도들도 절을 지은 후에 어려운 이들을 돕자고 했습니다.” 장애인포교 외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해성(海成)스님(사회복지법인 연화원 대표이사, 광림사 주지)이 회고하는 20여 년 전 상황이다. 지난 12일 만난 해성스님은 “이제는 사회복지와 장애인포교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져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때도 다른 종교에 비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더 많이 알고 있으니 당연히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강조한 해성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사회복지”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다른 분야에서 수행하고 정진하는 스님들의 노고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해성스님은 “한국불교와 조계종이 살아 있는 것은 선객(禪客)과 강사(講師) 등 각처에서 수행하고 정진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는 스님과 불자들이 있기에 불교의 생명력이 유지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해성스님은 “장애인은 단지 몸이 조금 불편할 뿐으로, 끊임없이 노력하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면서 “비장애인보다 단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이니, 꾸준하게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장애인 불자들도 신행생활을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비장애인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인식이 많이 개선되어 장애인 불자들을 편협한 시각으로 보는 이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부처님 제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기도도 열심히 하고 신행생활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난관이 많았다. 특히 장애인들과 사찰순례를 다닐 때 겪은 어려움은 하나 둘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이었다고 한다. 해성스님은 “장애인화장실을 갖춘 사찰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이동식 변기(화장실)’을 준비해 다녔다”면서 “지금은 상황이 많이 좋아져 불편함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휠체어를 타고 법당에 들어가지 못했던 일이다. 들어 갈 수 없다고 출입을 막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럴 때마다 해성스님은 “이분들도 부처님 제자이다. 부처님 뵙고 싶다고 하는데 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느냐”며 하소연 했다. 새해가 되면 성지순례를 가는데 시각장애인 안내견(犬)을 본 신도들의 반응에 마음 아픈 적이 여러 차례였다. “어머, 이게 무슨 일야야, 신성한 기도도량에…”라면서 불편한 감성을 숨기지 않는 불자들에게 해성스님은 “안내견은 시각장애인을 돕는 ‘도우미 보살님’입니다”라며 이해를 구해야 했다.

해성스님은 “그동안 걸어온 길을 후회하지 않으며 보람을 많이 느낀다”면서 “이 길을 걷는데 동참해 준 자원봉사자와 격려해준 스님 및 불자들, 그리고 장애인불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해성스님은 불자들에게는 다섯 가지 계율, 즉 오계(五戒)를 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오계 가운데 불살생은 항상 존중하는 차별없는 마음을 갖자는 것이고, 불투도는 나눔을 실천하라는 것”이라면서 “불사음은 나와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고, 불망어는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고, 불음주는 지혜로운 삶을 살자는 취지”라고 쉽게 풀이했다. “불자들은 기도와 수행을 열심히 하면서 오계를 잘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불자의 첫 걸음입니다.”

“부처님은 깨달음을 성취한 후에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으면서 전법하고 이웃들과 함께 했습니다. 어렵고 외로운 이웃이 있으면 관세음보살처럼 달려갔습니다.” 해성스님은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을 지닌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고통 받는 중생들을 위해 자비를 베풀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멋진 사회복지 원조가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라고 말했다. “사회복지 정신이 곧 부처님과 관세음보살의 원력과 같다”고 강조한 스님은 “보살행(菩薩行)이 곧 사회복지”라며 “불자들이 천수경을 외우면서 자비를 실천하지 않으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다른 종교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가르침입니다. 현대 사회도 복지를 중시하고 있는데, 시대와 역사를 앞서 사회복지를 제시하고 실천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불자들이 배우고 행동에 옮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장애인포교의 외길을 걷고 있는 해성스님이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경전 내용이 있다. <잡보장경>에 나오는 ‘태산 같은 자부심을 갖고, 누운 풀처럼 자기를 낮추라’는 구절이다. 수행 지침으로 삼고 있으며, 신도들에게도 늘 강조하는 가르침이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정진하면서 끊임없이 노력하라는 뜻입니다. 원력을 세우고 열심히 노력하며 이루지 못할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누운 풀처럼 교만하지 말고 자기를 낮추는 하심을 늘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부심과 하심을 겸비하며 세상에 이루지 못할 일은 없습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이 사회복지라고 늘 강조하는 해성스님이기에 예불만큼 빠트리지 않고 챙기는 곳이 연화직업재활원 식구들이다. 신재호 기자

광림사 신도와 연화원 직원들은 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이해합니다’라고 말한다. 스님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매사에 고마움을 지니고, 다른 이들을 사랑하며, 각자의 입장을 이해할 때 세상이 더욱 맑아지고 일상이 행복할 것이란 가르침이다.

스님의 일상은 바쁘다. 특히 매일 아침 예불을 모신 후에 1시간30분 동안 500여명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카카오톡으로 보낸다. 삐삐와 문자를 거쳐 지금은 카카오톡을 사용한다. 한 명 한 명 보내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500여명에 이른다. 해성스님은 “매일 아침 새벽예불을 끝내고 10명씩 나누어 보낸다”면서 “그때마다 받는 분들의 이름을 보게 되니 자연스럽게 축원을 한다”고 했다. “앞으로 계속할 것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이나 경전 말씀을 한 분이라도 더 받아본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금 더 맑아지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보람이지요.”

불교의 진리를 쉽게 접하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법화경> <지장경> <금강경> 등을 점자책 만들어 보급하는 일도 하고 있다. 정확한 숫자를 헤아리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약 10여종 5000여 권을 시각장애인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인다.

대담을 마무리하면서 해성스님은 “부처님께서 이 땅에 태어나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라면서 “이 가르침은 평등이고, 존중이며, 곧 사회복지 사상”이라고 전했다. 스님은 “보살행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며 “보살행을 실천할 수 있는 공덕의 기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존재를 존중하고 전법(傳法)하면서 함께 나누는 삶이 부처님 제자가 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다 행복한 세상이 되길 발원합니다.”

■ 해성스님은 …

1978년 석남사에서 명식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동국대 선학과를 졸업하고 불교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건국대 평생교육원 원예치료사 과정, 사랑의 전화 전문 상담인 과정을 수료하는 등 사회복지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공부를 했다.

수서경찰서 경승과 삼선승가대 수화강사를 역임했다. 조계종 포교원 전법지원사찰 심사위원, 불이상 심사위원, 송파구 장애인복지위원회 위원 위촉되어 활동했다. 스님이 주지로 있는 광림사는 매달 청각장애인수화법회와 시각장애인법회를 열고 있다.

또한 스님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은 연화직업재활원, 우리어린이집, 구의2동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자비를 실천하고 있다. 그동안의 노고를 인정받아 조계종 포교대상 원력상,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 대한불교진흥원 대원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불교경전에 나타난 복지사상과 장애인복지 향상을 위한 연구> <야! 쉽다 운전면허> <오늘 내 마음이 듣고 싶은 말> 등 논문 및 저서도 다수 있다.

이성수 기자, 사진 신재호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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