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의 경우 군종 특기병 

경쟁률이 치열한 반면 

불교는 불교학과 관련된 

학생들의 지원도 매우 

저조한 편이어서 

경쟁률이 가톨릭보다도 낮다

인구 절벽으로 인해 

군 입대 장병들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2026년 이후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오월의 신록이 눈부시다. 특히 우리 불자들에게 오월이 인상적인 것은 ‘부처님오신날’이 주로 오월에 들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올해의 오월에는, 새해 아침에 지인들이 손전화로 보내 준 인사 중 결코 잊을 수 없는 문자 하나가 떠올라 부처님 전에 고개 들 수 없는 부끄러움이 생긴다. 재가원로불자 한 분이 보내준 구절로 반드시 풀어야 할 화두처럼 머리속에 무겁게 맴돌고 있다. ‘새해엔 강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지난 10년간 잃어버린 300만 불자를 다시 불러올 수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불교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뉴스가 하나 있었다. 10년마다 발표되는 통계청의 종교인구조사 결과 때문이었다.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2015년 기준 종교인구 중 불교가 타종교에게 1위 타이틀을 넘겨준 사실을 숫자로 확인한 사건이었다. 20년, 10년 전인 1995년과 2005년에는 1000만명을 훨씬 넘었다던 불자가 이제는 700만명대로 주저앉았다는 것이다. 

이 잃어버린 300만명의 불자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니 다시 이 땅에 2000만 불자가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20여 년 전, 어느 교회 안에서 봤던 장난 같은 내림 현수막 구호가 장난 같지 않게 또렷하게 떠오른다. ‘1인 1선교, 아니면 1명 더 낳자!’ 이와 같은 간절함을 가지고 포교했던 사찰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제부터라도 부처님의 사구게와 화두와 더불어 ‘1인 1포교’를 매일 참구해야 하지 않을까? 

군승이 있는 군법당에는 대개 군종병이 한 명씩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여러 가지 이유로 군법당의 군종병을 타종교인 병사로 데리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터무니없는(?) 걱정을 하게 됐다. 가장 큰 이유는 병무청에서 선발하는 불교 군종병 지원자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육군의 경우, 현행법에 따라 1년에 4번 군종 특기병을 모집한다. 병무청에서 서류심사로 1차 합격한 2배수의 군종 특기병 지원자들을 육군본부에서 2차로 면접을 하고 이를 합산한 점수로 선발하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군종 특기병으로 입대하고자하는 신학생들이 항상 넘쳐나 그 경쟁률이 치열한 반면 불교는 스님은 거의 지원자가 없고, 불교학과 관련된 학생들의 지원도 매우 저조한 편이어서 경쟁률이 가톨릭보다도 낮다. 거기에다 하반기로 갈수록 1차 서류 선발자 2배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 절벽으로 인해 군 입대 장병들이 현격하게 줄어드는 2026년 이후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줄어가는 군장병 불자를 포교하기 위해 가족·친척이나 주위에 군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에게 군종병 지원을 적극 권해보자. 불교 군종병은 불교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수계 경력과 불교기초교리 및 상식이 갖춰져 있다면 누구나 지원가능하다. 자세한 자격과 서류, 입대일정에 관한 정보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불교학생회 활동을 했거나 나란다축제 입상자에게는 가점을 해주는 방안을 병무청에 건의할 예정이다. 

이외에 현역 군승들은 작년 말 종교인구 조사발표 이후 작금의 상황을 비상상황으로 인식하고 체계적이며 효과적인 실행 가능한 다양한 군포교 대책을 강구중이다. 그래서 군종교구뿐만 아니라 불자절벽에 대한 모든 포교현장의 경각심 재고와 비상대책을 더불어 기대해 본다. 내년의 푸르른 5월, 부처님오신날이 다시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불교신문3298호/2017년5월20일자] 

이정우 논설위원·군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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