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남김없이 먹는 식사법’

만물ㆍ만든 이들의 은혜 새기며

참다움 삶 다짐하는 공부 의미  

A 할아버지, 아는 언니가 지난 겨울 템플스테이에 갔을 때 발우공양을 했대요. 그러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면 발우공양을 해야 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발우공양이 뭐예요?

B 그래? 그 언니 생각이 참 곱구나. 발우공양은 음식을 남김없이 깨끗이 먹는 식사법이지. 발우는 스님들이 공양, 밥을 드실 때 쓰는 밥그릇을 일컫는 말이야. 부처님께서 살아계셨을 때 스님들이 걸식, 밥을 얻어먹으러 다닐 때 쓰던 밥그릇에서 유래했지.

발우공양은 죽비 소리에 맞춰서 시작해. 죽비를 한 번 치면 스님 몇 분이 정수(깨끗한 물)와 밥과 국, 반찬을 나눠 드려. 이어서 공양하는 뜻을 새기는 오관게를 외우고 죽비를 세 번 치면 공양을 해. 공양을 할 때에는 발우를 들고 입이 보이지 않게 먹으며 떠들거나 씹는 소리를 내서는 안 돼요. 

공양을 다 마칠 즈음에 발우에 숭늉을 부어서 남겨놓은 김치 쪽으로 고춧가루 하나 남김없이 깨끗이 닦아서 숭늉을 마셔. 그렇게 말끔해진 발우에 맨 처음에 받았던 정수, 깨끗한 물을 부어서 손으로 헹궈. 그리고는 깨끗한 수건으로 발우에 물기를 닦는 것으로 공양이 끝나요. 앉은자리에서 설거지까지 마치는 친환경 식사법이지. 

발우공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공양을 하면서 읊는 게송이야.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고 /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에 찌든 욕심 내려놓고/ 몸을 받쳐주는 약으로 알아/ 참다움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하는 게송인데 뜻이 깊어요. 

할애비는 공양게를 하면서 상에 오른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 음식이 되기에 앞서 ‘한목숨’이었다는 것을 떠올려. 아울러 쌀 한 톨, 배추 한포기가 길러지고 밥상에 오르기까지 서린 해와 달 그리고 물이나 흙과 바람이 베풀어준 덕을 떠올리지. 또 이 음식에 농부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 땀이 서려있다는 생각해요. 그러니까 발우공양은 ‘만물과 많은 사람들이 애써 가꾼 음식을 먹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새기는 공부이기도 하단다.

[불교신문3298호/2017년5월20일자] 

변택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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