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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천년유산 보존’…401일간의 정진
부처님오신날을 나흘 앞둔 지난해 5월10일 천막법당에서 봉은사 스님과 신도들이 한전부지 환수와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을 위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불교신문 자료사진.

봉은사 천년유산 수호 지금부터가 ‘진짜’  

GBC 개발저지 ‘천막법당 401일’
실무협의체 구성 의미있는 결실
“범국민 서명운동 지속적 전개
서울시와 발전적 협의점 찾을 것”

지난해 3월23일 서울광장에서는 과거 정권으로부터 불법 강탈당한 한전부지 환수와 봉은사 보존을 촉구하는 1만여 불자들의 함성이 울려 퍼졌다. 이날을 기점으로 봉은사의 역사문화환경을 파괴하는 불법적이고 비상식적인 초고층난개발 사업 저지를 위해 천막법당을 설치하고,  중앙종무기관 종무원과 조계사·봉은사 종무원 및 불자들이 교대로 돌아가며 24시간 철야정진에 돌입했다.

그로부터 401일이 지난 4월27일,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대책위와 서울시가 사찰 보존대책 수립을 위한 실무협의체 운영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정진법당에서 진행해 온 기도정진도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봉은사 인근 한전부지에 들어설 현대차 GBC를 놓고 갈등을 빚었던 종단과 서울시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향후 원만한 합의를 이뤄낼 것인지 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정진법당은 불자들이 불퇴전의 각오로 정진했던 상징적인 장소로서 상호간 정보공개 원칙 아래 운영되는 ‘실무협의체 구성’이라는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한 중요한 장소로 평가된다. 정진에는 종무원뿐만 아니라 봉은사 신도들도 사시기도 때마다 참여해 힘을 보탰다.   

그간 정진법당 운영에 숱한 어려움도 따랐다. 어마어마한 도로소음과 타종교인들의 불법집회는 정진에 주된 방해요소로 작용했다.

특히 GBC 개발사업이 ‘졸속행정 재벌특혜’임을 알리는 대책위 차원의 현수막이 수차례에 걸쳐 날카로운 물건에 의해 찢기는 등 큰 수난을 겪었다. 노숙인들이 침범하는 일도 허다했다. 7월말께 억수같은 비가 쏟아지고 난후 천막에 빗물이 고여 천막이 주저앉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5월 중순께부터 변경된 12시간 단축정진(오전8~오후8시까지)으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법당을 다시 세우는데 꼬박 3일이 걸렸다고 한다. 애초에 부처님을 봉안했다가 액자 형태의 관세음보살로 바꾼 것도 이러한 위험을 고려해서다.        

봉은사 역사문화환경 보존대책위는 정진법당 기도정진을 원동력으로 삼아 천년문화유산이 온전히 보존될 수 있도록 서울시와 적극 협의한다는 입장이다. 범국민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환경영향평가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보완해 가면서 봉은사 역사문화환경을 충분히 고려한 문화재 영향평가 등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전해준 봉은사대책위 조직팀장은 “미래 후손들에게 올바른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발전적인 협의점을 찾을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며 “현대차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만큼 시민들과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주요사안을 결정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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