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달 특집] “지역 어르신들에게 추억을 선물해요”

지난 12일 구립송파노인요양센터 로비에서 열린 ‘국제시장’은 이용 어르신과 봉사자들로 북적였다.

치매환자 치료요법 중 하나가 회상치료다.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기억력이 손상되는 속도를 늦추도록 돕는 것이다. 노인요양센터에서 ‘추억’을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주목된다.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10일간 추억을 테마로 자원봉사릴레이 ‘참벗 축제’를 진행해 온 서울 구립송파노인요양센터(원장 손지영)을 12일 찾아가봤다.

센터는 입구부터 떠들썩했다. 한쪽에서는 솜사탕과 번데기, 뻥튀기를 판매하는가 하면, 고소한 파전과 김치전 냄새가 지나가는 사람들 발길을 사로잡았다. 로비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옛날 시장골목을 연상시키는 물건들이 전시돼 있고, ‘가요무대’에서나 들을 법한 옛 노래가 흘러나왔다. 한 쪽에서는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봉사자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코오피’를 배달하고 있었다.

송파노인요양센터는 치매나 뇌졸중을 앓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주간보호와 장기요양시설, 지역 노인들을 위한 복지센터가 함께 하는 노인전문복지기관이다. 복지시설을 이용하는 건강한 노인이, 치매나 뇌졸중을 앓는 노인과 만나 교류하고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동시에 매년 5월이면 자원봉사릴레이축제를 연다. 센터를 홍보하고, 지역 주민과 회사, 단체 등 전 세대가 봉사자로 참여해 어르신들과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자리다.

10일간 자원봉사릴레이 대축제 

기억테마로 다양한 이벤트 개최

불광사서 주민 300명 만발공양

궁극적으로는 지역 내 ‘돌봄 커뮤니티’를 구축해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전까지는 치매, 뇌졸중을 앓는 노인을 보살피는 게 가족의 몫으로 여겼지만, 고령사회가 다가오면서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복지혜택을 확충해 중증 환자를 나라가 보살피고, 구성원들은 봉사활동을 통해 ‘돌봄 커뮤니티’를 구성하고 사회적 효를 실천하는 것이다.

취지에 따라 행사에는 중증 질환을 앓는 송파구 내 노인들은 물론, 주민, 직장을 다니는 회사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동참했다. 특히 노인들이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11일과 12일에 진행한 ‘춘식이네 이발소’와 ‘국제시장’에는 송파구 내 희나리데이케어센터, 민들레데이케어센터, 참사랑데이케어센터 이용어르신들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즐겼다. 봉사자 발길도 이어졌는데 자생한방병원, 크리스기아카데미, 룬드백, 미래푸드시스템, 제3기동대 의경, 요양보호사 전문자원봉사단 등 80여 명이 사회적 효를 실천했다.

센터 요양보호사로 이날 휴가를 내고 자원봉사에 참여했다는 김교실(61)씨는 “정년퇴직 후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요양보호사 활동을 시작했는데 어르신들이 딸처럼 좋아해준다”며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어르신들 도와드릴 수 있다는 마음으로 행복에너지를 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판매하는 룬드백에서 근무하는 정봄(27)씨는 “직장동료들과 함께 1일 봉사에 동참했다”며 “센터 봉사만 3번째인데 어르신들에게 도움 드리고 추억을 선물할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17일 회향한 자원봉사 릴레이에는 10일간 500여 명이 참여했다. 어버이날인 8일 세족식을 비롯해 봉사자와 가족들을 대동하고 봄소풍을 가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특히 16일에는 센터 운영지원사찰인 불광사에서 사찰음식을 준비해와 지역 주민 300명과 만발공양하는 시간도 가졌다. 손지영 원장은 “가정의 달인 5월 어르신들과 지역 내 자원봉사자들이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재탄생하여 돌봄을 실천하고 가족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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