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장애 뛰어넘어 모두 하나 축제의 장

베트남 불자들도 다수가 참가했다.

불기 2561년 연등회는 그야말로 인종과 장애를 모두 뛰어넘는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인 모두가 하나 되는 축제의 장이었다. 오후7시 동대문을 출발한 연등행렬이 조계사까지 총 3km 구간을 지나는 동안 태국, 베트남, 영국, 포르투갈,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온 관람객들이 행렬을 반갑게 맞았다. 개중에는 연등회를 보기 위해 여행 일정을 바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도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온 미레나 소머즈(32) 씨는 “한국으로 여행을 오기 전 친구들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연등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온라인에서 본 연등 사진이 환상적이고 아름다워 일부러 퍼레이드가 있는 오늘을 골라 방문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 행렬단이 신나게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린다 갤미어 씨는 남편과 함께 포르투갈에서 왔다. 남편의 팔짱을 꼭 낀 채 지나가는 행렬등을 보며 “뷰티풀(beautiful)”을 연발하던 갤미어 씨는 “나는 가톨릭인이지만 수천년 전의 부처님 생일을 축하하는 한국의 불교 문화를 보면 불자가 아닌게 아까울 정도”라며 “한국 불교가 가진 힘이 굉장하다”고 감탄했다.

캐나다에서 온 그레고리 샵맨(55)씨는 “사우나 하다가 친구가 귀뜸을 해줘 왔다”며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지었다. 샵맨 씨는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한국의 문화가 굉장히 특별한 것 같다”며 “엄숙하고 진지한 것 보다 웃고 떠들며 모두 함께 소리치고 즐기는 특별한 연등회를 볼 수 있어 행운”이라고 즐거워했다.

이날 연등행렬을 지켜보는 관객들 가운데는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동남아, 남미 등 세계 각국에서 외국인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띄었다. 중국 오조사에서 왔다는 통여스님은 카메라 셔터 누르기에 바빴다. 통여스님은 “같은 불교 국가지만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불자가 꽤 많은 중국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마냥 신기해했다.

이번 연등회는 ‘차별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표어에 걸맞게 장애 단체를 선두에 내세운 점도 눈길을 끌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현조스님과 연화원 이사장 해성스님 등은 휠체어를 직접 밀고 안내견과 함께 시각장애인을 인도하며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연등을 들고 있는 외국 아이.
연등행렬에 함께 한 네팔불자들.
거리에 관람객들에게 환하게 인사하고 있는 미얀마 불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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