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빈궁하여 작은 등이라도 켜서 부처님께 공양하리니,
이 공덕으로 … 일체 중생의 번뇌 어둠 없애게 하소서
(我今貧窮 用是小燈 供養於佛 以此功德 … 滅除一切生垢闇).
- <현우경> 빈녀난타품
부처님오신날이면 어느 섬의 사찰 연등에는 고등어, 우럭, 광어, 농어 등등의 이름표가 달린다. 어부가 고기들을 대신해 등공양을 올린 것이다. 도심의 어느 사찰에서는 매년 한 차례 고기들을 위한 천도재가 열린다. 횟집을 하는 불자님이 자신의 업으로 인해 죽은 수생생물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는 행사다.
<현우경>에 나오는 가난한 여인 난타의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다. 가진 게 없어 작은 등이라도 켜 부처님께 공양하고자 하였다. 하루 종일 구걸하여 한 푼어치 기름을 사 부처님 계신 곳을 향해 등을 켰다. 소원은 남들처럼 잘살고 싶다는 것도 아니었고,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가거나 남들보다 번듯한 직장을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오로지 다른 이들의 번뇌를 없애는 지혜를 원했을 뿐이다. 바닷물을 다 갖다 부어도 꺼지지 않을 등불의 심지와 기름은 거기에 있었다.
[불교신문3293호/2017년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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