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인은 흡연…초기엔 증상 없어 더 위험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기관지와 폐포(허파꽈리)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이 염증이 지속되어 기관지가 좁아지고 점액(가래) 분비가 늘어나며 폐포가 파괴된다. 그 결과 호흡곤란, 만성적인 기침, 가래, 쌕쌕거리는 소리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40세 이상 남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주된 원인은 흡연으로 알려져 있고, 흡연량이 증가할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의 70˜80%는 흡연과 관련되어 발생하며, 20˜30%는 흡연과 무관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흡연자 중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 발생하는 비율은 일반적으로는 15˜20% 정도로 추정하지만, 증상이 없는 환자에서 진단이 늦어져서 실제로는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 담배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담배는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흡연 외에도 직업성 노출 물질들(유기물, 무기물, 화학물질, 가스나 매연)도 위험인자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비흡연자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31%가 직업성 노출과 관련됐다. 나무나 연탄, 동물 배설물을 요리나 난방용 땔감으로 사용할 때 발생하는 실내공기 오염도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은 초기에는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기관지와 폐포가 상당히 손상되기 전까지는 심한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에는 폐기능 검사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조기 진단을 위해 장기간 흡연력이 있는 40세 이상 성인은 폐기능 검사 시행받기를 권한다. 중증의 만성 폐쇄성 폐질환 경우에는 평상시에는 증상을 잘 못 느끼다가 가파른 곳을 서둘러 오르거나 심한 운동을 할 때 호흡곤란이 온다. 

하지만 더욱 중증으로 진행되면 숨이 차서 친구들과 걸을 때 뒤처지게 되고 중간에 쉬어 갈 정도로 호흡곤란을 호소하게 된다. 최중증이 되면 옷 갈아입기, 머리감기 등의 일상생활에서도 호흡곤란을 느끼며 결국에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서 식사하기도 어렵고, 꼼짝 않고 누워 있어야 한다. 최중증의 단계에서는 저산소증이 자주 발생하며, 이로 인해서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하여 우심실 부전을 일으킨다. 우심실 부전이 발생하면 다리가 붓게 된다. 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이 발생하면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급성악화로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또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들은 심장병(심부전,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 폐암, 우울증, 골다공증 등의 많은 동반 질환들로 더욱 힘든 삶을 살게 된다. 

[불교신문3293호/2017년4월26일자] 

오진영  동국대일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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