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지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심장이 멈춘 후 4분 안에 심폐소생술이 이뤄진다면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가는 만큼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응급처치다. 사진은 지난 1월 서울 조계사에서 진행된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지 교육’.

 

바깥나들이 많은 계절 맞아

언제든 일어날 수 있어 ‘주의’

심장 멈춘 후 4분이 지나면 

뇌손상 일어날 가능성 높아

골든타임 내 처치 이뤄지면

생존률 50% 이상으로 올라

지난 8일 오후 8시20분쯤 구미 시내버스 안에서 50대 여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를 곁에서 발견한 대학생 이주한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119에 신고해 주세요”라고 외친 뒤 곧바로 응급처치를 시작했다. 이 씨는 능숙한 응급처치로 4분여 만에 여성의 의식을 회복시키고 곧바로 도착한 119구급대원에게 인계했다. 이 씨는 “강의시간과 현장실습 때 배운 응급처치교육 덕에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분, 1초에 생사가 오고가는 긴박한 순간 심폐소생술을 익힌 대학생의 조치에 소중한 생명을 살린 뜻깊은 장면이다. 

심정지의 발생은 예측이 어렵고, 예측되지 않은 심정지의 60˜80%는 가정, 직장, 길거리 등 의료시설 이외의 장소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심정지의 첫 목격자는 가족, 동료, 행인 등 주로 일반인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봄나들이 떠나기 좋은 요즘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전국 산사는 참배객은 물론 등산객들의 방문이 잇따르고 있어 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도심포교당은 물론 병원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산중 사찰에서도 얼마든지 심정지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불교계에서도 심폐소생에 대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난 1월 서울 조계사 관음전에서 열린 ‘심폐소생술 및 응급처지 교육’이 좋은 사례다. 이미 자동제세동기 2대도 갖추고 있는 조계사는 당시 종로소방서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스님과 종무원, 신도들을 대상으로 가슴 압박 시범과 함께 자동제세동기 사용을 하는 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지난 4월 강화 전등사가 지역 어르신 건강을 위해 마련한 ‘전등사기 강화 게이트볼 대회’에서는 강화소방서 119안전센터 심폐소생술 체험을 진행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먼저 심혈관질환 관련 심정지 환자를 발견하면 목격자는 심정지 여부를 인식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119 등 응급의료체계에 연락해야 한다. 심장이 멈춘 후 4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일어나는데 이 안에 심폐소생술이 이뤄진다면 생존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간다. 심폐소생술을 ‘4분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19에 신고한 후 의식이 있다면 머리와 어깨를 올려주고 허리띠 등은 느슨하게 해야 한다. 의식이 없다면 머리를 뒤로 젖혀 기도를 유지하고 구토를 했을 땐 입 속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음식물 등을 먹이지 않고 호흡과 맥박이 없다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환자의 움직임과 눈 깜빡임, 대답 등으로 반응과 호흡 여부를 확인한다. 주위에 자동제세동기가 있다면 이를 함께 요청해야 한다. 

구체적인 심폐소생술 방법은 첫째로 가슴압박이다. 환자의 가슴 중앙에 깍지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덴다. 이때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슴 압박은 양팔을 쭉 편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한다. 성인에게 분당 100˜120회 속도로, 5˜6cm 깊이로 강하고 빠르게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소리 내어 1부터 30까지 세어가면서 시행한다. 두 번째, 기도 개방 및 인공호흡 2회 실시한다. 가슴압박이 끝나면 환자의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 올려서 환자의 기도를 연다. 머리를 젖혔던 손의 엄지와 검지로 환자의 코를 막아서 잡고,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을 완전히 막은 뒤에 가슴이 올라올 정도로 1초 동안 숨을 불어 넣는다. 숨을 불어넣은 후에는 입을 떼고 코도 놓아주어 공기가 배출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인공호흡이 서툰 일반인의 경우 인공호흡보다 가슴압박에 집중하는 것이 권장한다. 

세 번째,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의 반복이다. 30회 가슴압박과 2회 인공호흡을 119구급 대원이 현장에 올 때까지 반복해서 시행한다. 다른 구조자가 있는 경우, 한 구조자는 가슴압박을 맡고 다른 구조자는 인공호흡을 맡아서 시행하면 된다. 네 번째, 회복 자세다. 만일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반복하던 중에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이 회복되었는지 확인하고 회복됐다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해준다. 이후 계속 움직이고 호흡을 하는지 관찰하고 환자의 정상적인 호흡이 없어지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이므로 즉시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시작해야 한다. 

이성숙 종로소방서 홍보교육팀 소방장은 “심폐소생술은 심정지를 일으킨 환자가 다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골든타임을 확보해주는 가장 중요한 응급처치”라며 “구급대원 등 의료전문가가 도착할 때까지 환자의 혈액이 계속 순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줌으로써 환자의 회복가능성을 높여주는 과정인 만큼 정확한 방법을 알고 침착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교신문3293호/2017년4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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