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서포터즈 20개국 80명 통역 및 자원봉사, 율동공연도

지난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2층 전통문화공연장에서 플래시몹을 연습하는 연등회 글로벌 서포터즈 회원들의 모습. 신재호 기자

국가무형문화제 122호 연등회는 참가자 하는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행렬등과 장엄등을 정성껏 만들어 온 불자들은 물론 연등행렬과 전통문화마당을 체험하는 시민과 외국인들이 연등회를 축제로 만들어간다. 국제포교사회 산하 사단법인 ‘문화나눔’이 운영하는 글로벌 서포터즈도 마찬가지다. 자원봉사도 하고 홍보대사도 자처하는 이들은 연등회가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지하2층 전통문화공연장에 모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 지도법사 태허스님으로부터 연등회에 대한 강의를 듣고 플래시몹 때 선보일 연희연습을 한 글로벌 서포터즈를 만났다.

지난 2월부터 모집을 시작한 글로벌 서포터즈는 외국인 150명, 한국인 60명이 지원해 총 80명이 선발됐다. 2.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온 참가자들은 열의나 열정이 남다르다. 글로벌 서포터즈에는 세계 20여 개국에서 온 청년 80명이 활동하는데 이 중 60명이 외국인이다. 한국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이 대다수이며,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외국인도 있다. 불교를 종교로 한 동남아시아 외에도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인들이 참여한다. 몇 명은 기존에 참여했던 이들로, 예전 기억을 잊지 못해 또다시 도전한 청년들이다. 부부가 같이 온 경우도 있다. 미군부대에서 군무원으로 일하는 한 미국인은 이전에 혼자 활동하다가, 올해는 아내와 서포터즈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에서 군무원으로 일하는 동안에는 꾸준히 활동을 하고 싶다면서 연등회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3월29일 진행된 면접에서 외국인 참가자들은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서 서포터즈 활동을 자원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을 정도로 한국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은 이들이다.

지난 4일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글로벌 서포터즈는 1달 여간 글로벌 서포터즈 청년들은 바쁜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 1일부터 이틀간 진관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연등을 직접 만들어보고 탑돌이를 하면서 특별한 시간을 가진 것은 물론, 지난 12일 광화문에서 봉행된 봉축장엄등 점등식 행사 전에 찬불가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요일 저녁시간마다 모여 한국문화와 한국불교에 대해 공부하며 연등회 때 선보일 율동 연습도 한다. 연등행렬과 전통문화마당이 열리는 29일과 30일에는 거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통역을 담당하는 것 외에도 이들이 연등회를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서포터즈 참가자들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 활동을 공유하며 자국 및 세계인들에게 연등회를 알린다.

참가자들은 포터즈 활동이 한국문화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시없는 기회라 생각하기 때문인지 매사 적극적이다. 교육이나 행사 출석률도 높은 편인데, 개인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연등회를 홍보하는 일에 애정을 쏟고 있다. 숭실대에서 한국문화를 공부하는 미얀마인 시뚜 앙(Sithu Ang, 32)씨는 한국과 미얀마의 불교문화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란 생각에 시간을 할애해 서포터즈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미얀마는 남방불교이고 한국은 대승불교를 믿는데 신행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서포터즈 활동을 하면서 한국인들이 부처님오신날을 어떻게 축하하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서포터즈는 한국의 불자 청년과 세계 청년들의 교류의 장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국제포교사로 활동하는 어머니의 권유로 서포터즈에 참여하게 박진우(29)씨는 “연등회를 홍보하면서 동시에 연희율동을 배우는 일도 재미있지만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며 “불교문화권에서 온 친구들과는 나라별 불교문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비불교권에서 온 친구들과 한국문화에 대해 얘기하면서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며 서포터즈 활동의 또 다른 매력을 전했다.

한편 5월3일 조계사에서 부처님오신날 법요식 후 서포터즈는 해단한다. 국제포교사회는 활동을 끝낸 ‘글로벌 서포터즈’를 홍보대사 격인 ‘글로벌 컬쳐 앰바사더(Embassador)’로 위촉해 자원봉사자로서 활동을 유도할 계획이다. 국제포교사회 연등부장이자 글로벌서포터즈 부팀장을 맡고 있는 권서영 국제포교사는 “진관사 템플스테이와 광화문 봉축탑 점등식에 참석해 한국사찰과 전통등의 아름다움에 감동해 더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홍보대사로서 자격이 충분하다”며 “세계 청년들과 꾸준히 교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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