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부중 창의적 체험활동 1학년생 1인 1화분 키우기

각자 화분을 들고 환하게 웃는 동대부중 학생들과 권진영 교법사(사진 맨 왼쪽)

텃밭 가꾸기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생명존중사상을 길러주는 종립학교가 있다.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교장 이충열, 이하 동대부중)는 지난 13일부터 1주일간 1학년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꿈과 희망이 자라는 행복텃밭’ 가꾸기를 진행했다. 학생 1명당 1개 이상 화분과 씨앗이나 모종을 나눠주고 키우도록 한 것이다. 학생들은 화분에 딸기, 토마토부터 상추 등 각종 쌈채소 등 자신이 원하는 작물재배에 도전했다.

지난 18일 찾아간 동대부중 교정에서는 1학년 6반 학생들이 자신만의 화분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었다. 모종삽을 하나 씩 받은 학생들은 먼저 작은 화분에 마사토를 채워 넣었다. 딸기, 토마토 등 심고 싶은 작물이름을 외치지만 정작 모종과 씨앗을 구분할 줄 모르는 학생이 태반이다. 흙과 친해질 일 없는 도심 학생들은 딸기 꽃이 흰색이라는 것, 씨앗을 심기 전에 물에 불린다는 사실 등을 텃밭 체험을 하면서 알게 된 내용들이 많다. 작물심기에 흥미가 생긴 아이들은 화분을 더 가꾸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모종과 씨앗을 심은 화분에 이름을 적은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라며 물을 뿌려준다.

이어 교정 가꾸기에도 동참했다. 교내 자투리땅에 작물을 심기 전, 학생들은 호미를 들고 잡초를 뽑았다. 땅을 파면서 가장 먼저 흙냄새가 전해졌다. 이어 땅 속에 숨어있던 지렁이가 한두 마리 씩 모습을 드러내고 개미집도 보였다. 지렁이와 개미떼를 본 학생들은 징그럽다며 호들갑을 떨면서도 “지렁이가 있어야 건강한 땅”이라며 다시 흙 속에 묻는다. 잡초를 뽑아낸 땅 위에 새로 흙을 뿌리고 그 위로 여주와 도라지 씨앗을 뿌렸다. 덕분에 7~8월 교정에는 여주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고, 하늘색과 흰색의 도라지꽃을 실컷 볼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뜰에는 더 큰 화분을 두고 상추며 겨자씨, 쑥갓, 신선초, 샐러리 등 각종 채소들을 심었다. 20년간 텃밭을 가꾸며 노하우를 쌓은 조명구 교무부장이 관리를 담당하는데 “학생들이 식물을 가꾸면서 기쁨도 느끼고 열매를 수확하면 성취감도 갖게 될 것”이라며 “생명의 소중함까지 익히며 불교적 인성을 기르는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모종을 심는 동대부중 학생들

학생들은 작물을 따서 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이 났다. 이산(14)군은 “상추랑 토마토를 심었는데 상추는 쌈을 싸먹고, 토마토는 디저트로 먹을 것”이라면서 수확의 즐거움을 상상했다. 최정환(14)군은 “엄마가 당근 사러 자주 마트에 가서 당근을 심고, 누나가 콩을 좋아해서 강낭콩을 심었다”며 햇빛 잘 드는데 두고 물도 열심히 줘서 식구들과 나눠 먹겠다고 말했다. 작물심는 기쁨을 느낀 학생도 있다. 류승우(14)군은 “강릉 할아버지 댁에 가서 텃밭 가꿔본 경험이 있다”며 “학교에서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져 즐겁다”고 말했다. 또 김승민(14)군은 “형제가 없어서 심심했는데 동생이란 마음으로 화분을 가꾸겠다”며 즐거워했다.

권진영 교법사는 “학생들이 작물을 가꾸면서 풀 한포기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라며 “흙냄새 식물향기를 맡으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식물이 자라 꽃피고 열매 맺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대부중은 20여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말마다 원예테라피를 적용한 수업도 진행한다.

화분에 물을 주는 동대부중 학생들
모종이나 씨앗을 심은 학생들이 각자 화분에 이름을 쓰고 잘 키우겠다고 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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