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주지협, 봉축탑 점등식-음악회

젊은이들의 발길로 가득 찬 서울 신촌에 불국사 다보탑이 불을 밝혔다. 길 가던 청년들은 목탁소리에, 음악소리에 발길을 멈췄다. 지난 23일, 조계종 서대문구주지협의회(회장 종민스님, 옥천암 주지)가 주관한 점등식 및 봉축음악회가 저잣거리로 나선 것. 신촌 차없는거리에서 열린 이날 봉축법회는 그야말로 ‘젊은층 포교’를 위한 무대였다.

“신촌에서 불교행사를 본다는 것이 생소하긴 한데, 분위기도 좋고 공연도 참 좋아요. 오늘 이곳에 잘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말을 맞아 애인이랑 놀러왔다가 음악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는 이소연(26, 경기 안양) 양은 “스님과 탑을 보면서 곧 부처님오신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부모님을 따라 절에 갈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에서 평생 살고 있다는 김영호 국회의원도 이날 행사에 참석, “신촌에서 봉축법회가 열린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불교가 거리로 나오니 더욱 새로워 보인다”고 말하고 “1987년도에 이곳 신촌사거리는 민주화운동의 중심지였다. 그 열기처럼, 오늘 법회를 통해 보이고자 하는 부처님의 자비정신이 전국 곳곳으로 번지기 바란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봉축음악회는 CNU윈드오케스트라 연주와 보령예술단, 소프라노 한상은 씨 등 다양한 출연진의 협주로 진행됐다. 지휘는 유영대 충남대 관현악과 교수. 허윤재 씨의 해금 연주로 문을 연 무대는 리을무용단과 수효사합창단 공연으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음악회에 앞서 봉축탑 점등식이 열렸다. 서대문구주지협의회 고문 현성스님,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주경스님, 주지협의회장 종민스님과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김호진 서대문구의회 의장, 김영호 국회의원과 구의원 등이 자리에 함께 했다. 종민스님은 인사말에서 “연등을 밝힌다는 것은 마음의 어둠을 몰아낸다는 의미다. 여러 의견이 충돌하고 대립되는 것이 사바세계의 현실이지만, 결론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되야 한다. 그 지혜를 밝히는 것이 바로 연등으로 내면의 등을 밝히는 것”이라며 “오늘 신촌사거리에 밝힌 석가탑이 많은 사람들의 지혜를 일깨우는 등불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주경스님이 대독한 치사에서 “나의 행복과 여유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공덕은 매우 크다. 우리는 모두가 연결돼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잊지 말고, 남을 위해 등을 밝혀야 한다”며 우리 사회에 행복이 넘쳐나길 기원했다. 이어 문석진 구청장은 “불교는 항상 나라의 안녕과 화합을 이끌어 왔다. 이곳에서 연등을 밝히는 의미도 우리 사회의 분열을 극복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며 “상생의 지혜가 가득 퍼지기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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