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재발견

유오가와 유지 지음·이광준 옮김/ 조계종출판사

‘불교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불자들은 각각 어떤 답을 갖고 있을까.석가모니의 궁극의 목적이였던 해탈, 다시 말해 깨달음이란 무엇일까.

일본의 젊은 학자 우오가와 유지는 일본에서 명상 등과 같은 불교의 실천을 행하는 사람들이 승속을 불문하고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 정작 자신은 “해탈했다”고 선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데 의문을 갖는다. 또한 ‘한없는 평온함’이라든지 ‘더할 수 없는 행복’이라고 애매하게 묘사되는 해탈의 경지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는 ‘해탈·열반이란 불교의 실천자가 경험하는 하나의 사태(事態)’라고 정의한다. 그 경험이 실천자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로서 그들이 어떻게 변화하는가에 대해 과거의 원전이나 현대의 실천자들의 증언으로부터 어느 정도 유추하고 기술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첫째 석가모니가 말하는 해탈·열반은 무엇인가? 둘째 석가모니는 ‘깨달음’ 다음 왜 죽지 않았던 것인가?”라고 두 가지 질문을 세운 후 질문에 스스로 대답을 해가는 형식을 쓴 ‘깨달음의 재발견’은 2015년 첫 출간 당시 일본에서 깨달음에 대한 격렬한 논쟁을 촉발시키며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이 책은 깨달음의 정의와 깨달음에 도달했을 때의 상태를 일반인 눈높이에서 하나하나 설명한다. 저자는 한마디로 "중생이 자신의 버릇 때문에 맹목적으로 계속하는 행위를 끊는 것이다"라고 깨달음을 정의한다. ‘붓다는 깨달음 다음에 왜 죽지 않았나’ 질문에는 “진리를 체득한 다음에 하는 모든 행위는 순수한 ‘유희’임을 고려해야 한다”며 붓다의 이타행은 선택한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무아와 윤회에 대해 ‘무아이기 때문에 윤회한다’는 논지와 증명은 일본 최고의 불교학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일부 학자들에게는 비판거리가 되기도 했다.

일본 도쿄대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하고 인도철학·불교학을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마친 후 2009년 미얀마로 건너가 현재까지 테라와다 불교의 교리를 배우고 수행하면서 살고 있는 79년생 우오가와 유지는 “불교도이기 때문이 아니라 불교가 나의 생(生)에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불교와 진지하게 관계할 뿐”이라며 불교와 계속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동기를 “불교를 배우고 실천하는 그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고 재미 때문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당찬 젊은 학자의 깨달음에 대한 이해는 그가 불교에서 느끼는 즐거움이나 재미를 독자들에게 전하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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