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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마시면 나라 흥한다던데…보약 한 첩보다 좋은 한잔
  • 이경민 기자 사진=김형주 기자
  • 승인 2017.04.21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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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전문점 ‘연화정’은 중국 운남 이무 마을 현지 농장과 계약해 보이차를 직접 공수한다. 1년에 500개만 생산되는 고급 보이차인 ‘이무고수차’부터 ‘생차’와 ‘숙차’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차를 많이 마셔 다산(茶山)이라 불렸던 정약용은 ‘음주망국 음차흥국(飮酒亡國 飮茶興國)’을 이야기했다. ‘술을 마시면 나라가 망하고 차를 마시면 나라가 흥한다’는 뜻이다. 나라의 흥망성쇠가 달려있을 정도로 차 한잔이 사람들의 머리와 눈을 맑게 하고 몸을 튼튼하게 하는 데 좋다는 이야기다. 편의점과 치킨집보다 커피집이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차보다 커피가 훨씬 익숙한 요즘이지만, 건강을 위해 차를 찾는 사람의 수 또한 그 못지 않게 꾸준하다.

‘선과 차가 하나’임을 뜻하는 선다일미(禪茶一味), 다선일여(茶禪一如)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차와 불교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차에는 응체된 기운을 정화하는 효능이 있는데, 차를 마시면 훌륭한 인품의 사람은 신선이 되고 품격이 낮은 사람이라도 맑고 어진 마음을 잃지 않는다고 한다. 절집에 가면 스님들이 으레 ‘차나 한잔 하고 가시게’하며 차를 권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 같은 이로움을 찾아 마음 한자리 쉬어가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보면 되겠다.

그중에서도 몸에 좋기로 소문난 ‘보이차’는 스님들도 즐겨 찾는다. 중국 운남성 보이현에서 만들어져 ‘보이차’라 이름 붙였다. 본래 중국 소수민족이 마시던 발효차의 일종으로 운남 대엽종 찻잎을 햇볕에 말려 만든 것이다. 때문에 보이차는 모두 중국산이다. 중국 여러 지방에서 생산된 차를 운남성 푸얼현(보이현) 시장에 모아 출하한대서 푸얼차(보이차)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보이차의 효능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지방분해로 인한 다이어트 효과를 비롯해 항산화 작용으로 인한 노화 방지, 면역력 강화 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몇 년전까지만 해도 세계적으로 보이차 열풍이 불었다. 할아버지대에 만들어서 손자가 먹는다고 할 정도로 보관상태에 따라 길게는 100년까지도 그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해서 오래될수록 가격도 올랐다. 몇 천 만원에서 억대 보이차까지 나왔다.

중국 운남 이무마을에서 차를 수확하는 현지인.

높아진 인기만큼 ‘가짜 보이차’까지 등장했다. 질 낮은 보이차를 최상품으로 속여 고가에 판매하는 수입상이 적발되면서 국내 유통되는 보이차 상당수가 운남성 대엽종 찻잎으로 만들지 않았거나 상표 도용을 한 상품으로 파악되면서 보이차에 대한 불신도 생겼다. 보이차 전문점 ‘연화정’ 왕창일 대표는 “농약과 화학비료에 노출되지 않은 좋은 등급의 보이차는 균일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다”며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국내로 들여온 것인지 한국 식약처의 유해성분 검사에 합격해 정식으로 통관된 제품인지를 꼼꼼이 따져보고 구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이차는 크게 발효에 따라 생차(熟茶)와 숙차(熟茶)로 나뉘는데 생차는 살청(열처리)과 유념(주무르고 비빔)을 거쳐 알맞게 건조된 찻잎에 증기를 쐬어 긴압(누르기)을 해 말린 차를 말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는 자연 발효로 숙성돼 가는데 그 과정이 수십년을 두고 이뤄진다. 숙차는 이 원리에 바탕을 두고 보다 발효 속도를 높인 차다.

인사동에서 1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연화정’의 주력 상품 역시 숙차와 생차다. 중국 운남 이무(易武) 마을 있는 현지 농장과 계약을 맺고 보이차를 공수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판매한다. 직접 보이차를 들여오다 보니 양질의 보이차를 싼 값에 내놓을 수 있는 셈이다. 그중에서도 중국 이무산에서 가장 오래된 차나무 잎으로 만든 이무고수차(古樹茶·수령이 100년 이상된 나무에서 딴 차)는 1년에 500개만 생산되는데, 기품 있는 향과 풍부한 맛으로 스님 뿐 아니라 보이차 애호가나 컬렉터의 발길이 잦다.

보이차는 입맛에도 좋지만 가슴 쪽 혈액을 순환시켜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도 효과가 있다.

산사의 봄을 마신다

4월 중순에서 5월 초에 이르는 곡우와 입하는 깊은 산사의 봄을 통째로 마실 수 있는 절기다.

이때 수확한 어린 찻잎이 가장 좋은 맛을 낸다는 것이 정설. 녹차는 4월초 첫 잎을 수확한다. 지리산 화개 시배지에 자리잡은 청석골 감로다원은 이 즈음 700미터 고지대에 자리한 차밭에서 야생으로 자란 찻잎을 딴다. 4대째 감로다원을 운영 중인 황인수 씨는 8살때부터 차를 키우고 만드는 일을 거들었다고 한다. 이제 차의 덖은 모양새나 덖음 솥의 온도만으로도 차 맛을 안단다.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일일이 골라낸 감로다원 차는 일반 사람들보다는 스님들이 주로 찾는다. 구릉지의 비와 바람, 햇빛을 그대로 품은 찻잎을 음료가 아닌 약으로 마신다는 것. 20년 전부터는 유기농 인증도 받아뒀다. 발효차, 세작, 장뇌삼꽃차, 가시오가피 차를 취급한다.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보경사 작설차와 발효차도 으뜸이다. 작설차는 찻잎의 모양이 ‘참새의 혀와 같이 정교하고 깨끗하다’ 해서 작설이라 부르는데 생명의 기운이 움트는 봄, 스님이 직접 녹차의 어린 새순만을 한 잎 한 잎 손으로 따서 정성스레 덖고 찌고 여러 번 비벼 만들었다. 빈 속에 마셔도 속쓰림이 없고 몸이 찬 사람에게 좋다.

지리산 상선암에서 스님이 직접 차를 덖고 있다.
통도사 연잎자.

통도사 연잎차는 카페인과 탄닌이 적고 철분 함량은 많아 남녀노소 뿐 아니라 임산부에게 약으로도 손색이 없다. 찻잎을 아홉 번 덖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 방식으로 제작했다. 한 모금 마시면 입 안 가득 연잎 특유의 향긋한 향기가 가득하다. 연잎 속 비타민과 미네랄 등이 그대로 차에 고스란히 담겼다. 건강뿐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단다.

도심에서는 바람 드는 소리 들으며 계절의 흐름을 좀처럼 누리기 어렵다. 그러나 다도를 중흥시킨 초의선사는 “차 안에 부처의 진리와 명상의 기쁨이 다 녹아있다”고 말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들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좋지만, 무심한 바람에 분분히 날리는 꽃잎 아래서 차 한잔의 풍류를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오픈기념 행사가 한창인 온라인불교박람회 다르마켓(dharmarket.co.kr)에서는 운이 좋으면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다.  

이경민 기자 사진=김형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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