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 쌓아올린 성벽.

삼국시대 토성으로 알려진 행주산성에서 조선시대 이전 것으로 추정되는 '석성'이 처음 발견됐다.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는 국가사적 제56호인 행주산성에서 삼국시대로 추정되는 석성(石城)을 처음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교문화재연구소가 고양시 의뢰로 지난 2월27일부터 4월20일까지 산성 2만8182㎡ 면적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행주산성은 고양시 덕양산 정상에 축조된 산성으로 임진왜란 당시 3대 대첩 중 하나인 행주대첩이 일어났던 곳. 권율 장군을 비롯해 의병과 승병 2300여 명이 3만명의 왜군과 맞서 싸워 승리를 이끌었으며 아낙네들이 긴 치마를 이용해 돌을 옮겨 싸움을 거들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이번 조사로 행주대첩을 이끌었던 권율 장군 대첩비가 있는 덕양산 정상부 남서쪽 사면에서 고고학적 성과로는 처음으로 삼국시대로 추정되는 석성의 일부가 발견됐다. 이와 함께굵고 깊은 줄무늬인 태선문과 격자무늬 기와편, 토기편을 비롯해 화살촉, 수레바퀴 부속품 등도 출토됐다. 행주산성 첫 글자인 ‘幸(행)’자가 새겨진 기와편도 발견됐다.

성벽 구간서 출토된 기와.

행주산성에 대한 조사는 그간 조선시대 관련 유적에 초점을 맞춰 진행돼 왔다. 그러나 1990년부터는 삼국시대와 고려시대 유적이 확인되면서 조선시대 이전부터 행주산성 일원이 국방의 요충지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측됐고, 불교문화재연구소의 이번 발굴로 행주산성은 토성이 아닌 석성으로 지어졌을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게 됐다.

차용걸 충북대 명예교수는 “이번에 확인된 성벽은 삼국시대 이후 두 세 차례 걸쳐 수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에 발굴된 석성의 범위나 구조 등을 우선 파악한 후 조사 및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지금까지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문화재청, 조사기관 등 관계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해 조사 및 정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모든 행정지원을 총동원해 행주산성의 역사성을 밝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계종에서 2000년 설립한 불교문화재연구소는 2007년 재단법인으로 전환,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학술조사와 올바른 보존, 활용 방안 마련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문화재연구기관이다. 

성벽 구간서 출토된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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