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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경제]<15> 행복하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돈은 행복의 충분조건인가 필요조건인가
  • 윤성식 논설위원·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17.04.1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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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할 때는 돈이 조금만 생겨도

‘행복도’가 쑥쑥 올라가는데 비해

부자 될수록 쑥쑥 올라가진 않아 

불교는 인간이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할까? 아니면 혹시 행복은 생각하지 말고 그저 깨달음을 열심히 추구해야 한다고 말할까?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가 부처님한테 혼나는 것은 아닐까? 과연 불교에서 인간이 행복을 삶의 목표로 삼아야 하는지는 얼핏 생각하면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자신이 없다. <숫타니파타>는 “살아 있는 존재는 다 행복하라”고 설한다. <법구경>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행복을 원한다”고 설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 있게 행복해야 하고 행복을 원해도 문제가 없으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처님조차 행복하라고 했으니 당당하게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자.

행복도와 여러 가지 요인에 대한 긍정심리학의 연구에 의하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예를 들어 날씨가 좋으면 더 행복하기에, 햇빛이 부족한 지역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우울한 것이 이해가 된다. 건강해도 행복도가 올라가며, 좋은 직장도 마찬가지이다. 재미있는 것은 자식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다. 어쩌면 무자식 상팔자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흔히 듣는 말에 ‘행복은 돈과 무관하다’는 말이 있다. ‘어느 정도의 돈만 있으면 행복은 돈과 상관관계가 없다’는 말도 있다. 과연 맞는 말일까? 조사에 의하면 행복도와 재산의 상관관계는 재산이 적을 때는 아주 높고 재산이 많을 때는 아주 낮다. 즉, 가난할 때는 돈이 조금만 증가해도 행복도가 쑥쑥 올라가는데 부자가 되면 돈이 증가해도 행복도가 쑥쑥 올라가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돈이 늘면 분명 행복도는 완만할망정 조금씩 더 올라간다. 문제는 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대부분 불행한 것을 보면 돈 이외에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많지 않은가보다. 그렇다면 돈이 늘어나서 행복도가 비록 조금씩일 망정 늘어나는 것이 나쁠 것은 없다.

부처님은 <금색왕경>에서 가난으로 인한 고통이 죽음으로 인한 고통보다 더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가난한 사람은 돈이 100만원만 생겨도 행복하지만 부자는 100만원이 생기면 간에 기별도 안 갈 것이다. 행복도가 쑥쑥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돈이 최고지만 그 수준을 넘어서면 돈이 분명 최고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 수준을 넘어서도 끊임없이 ‘돈, 돈’ 한다. 물론 행복도가 완만하게 상승하는 구역에 속한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 많기에 ‘행복은 돈과 무관하다’라든가 ‘어느 정도 돈만 있으면 행복은 돈과 상관없다’라는 말은 사치스러운 말이다. 통계에 의하면 집이 한 채쯤 있고 자동차 한 대와 부채를 지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한 국민은 많지 않다.

유엔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기 범죄율이 전세계 최고다. 머리 좋은 대한민국 사람은 사기범죄에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것이다. 이들은 생존의 기본 수준이 충족 안 되서 사기를 저지르는 것일까, 아니면 더 많은 돈을 벌어 흥청망청 쓰고 싶어서 그럴까? 내가 보기에 먹고 살게 없어서 사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자신의 욕망을 마음껏 충족시킬 돈을 벌려고 사기 치는 것이다. 과연 불자들은 나쁜 짓을 하면 나쁜 결과를 낳는다고 얼마나 믿을까? 못된 사람들이 눈앞에서 버젓이 돈을 버는데 말이다. 사기 치는 사람들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 우리가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못된 짓 하면 수명이 단축되고 정신적 충격이 후손에게까지 전달된다고 하니 못된 짓 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벌을 받는 것은 확실해서 다소 위안이 되기는 한다.

부처님은 <본생경>에서 행운이 있어야 돈을 번다고 하셨는데 인간사 모든 일에 행운이 필요하다. 미국의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에서 연구한 바에 의하면 불운 때문에 암에 걸릴 확률이 생각보다 높다고 한다. DNA에 무작위로 오류가 생겨 암이 발생하기에 행운이 암에도 개입되는 것이다. 그러나 70〜90%는 운동 부족, 환경오염, 스트레스, 흡연, 잘못된 식습관 등 외부적 요인 때문에 발생하므로 무조건 ‘암도 운명이야’ 라고 아무렇게나 살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행운이 곳곳에서 작용한다면 우리는 알 수 있는 게 정말 없는 세상에서 돈 벌고 병이 낫고 하며 그렇게 사는 것이다. 살아보니 돈은 노력한다고 벌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되는대로 살 수도 없다. 열심히 기술을 배우고 노력하면서 올바른 행위로 일하며 행운이 따르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돈이 행복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이기에 어느 정도의 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할 것이다.

[불교신문3292호/2017년4월22일자] 

윤성식 논설위원·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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