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종교화 시대에서 불교가 갈 길은?

종교인구 변동을 주제로 브리핑을 한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

통계청의 2015년 인구센서스 조사를 토대로 불교가 처한 현실을 면밀하고 차분하게 분석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종교인구 변동을 주제로 브리핑에 나선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불교인구가 감소한 까닭은 갈수록 커지는 일반인들의 종교적 욕구를 해소해 주지 못하는 비근대적인 불교조직에 있다”며 한국불교가 ‘생활종교’ ‘시민종교’로서의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소임자 대중공사에서 포교원장 지홍스님이 제언한 ‘국민들의 직접적인 고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회밀착형 불교’와 맥락이 맞닿는 지점이다.

불교인구의 급감과 더불어 최근 10년 새 전체적으로 종교인구가 줄어들었다는 게 인구센서스의 핵심적인 지표다. 윤승용 이사는 이른바 탈종교화의 원인으로 △과학이 지배하는 세속의 질주로 인한 종교에 대한 무관심과 무신론의 확산 △종교마저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믿는 세속화의 심화 △비합리적 종교근본주의의 확산에 대한 반감 등을 제시했다. 

물론 종교적 위안에 대한 목마름은 되레 증가했다. “헬조선 시대 암울한 미래와 모든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저성장과 무한경쟁체제 때문이다. 개인적인 수련과 명상에 몰입하는 영성종교의 유행이 비근한 예다.

다만 개신교는 그들 특유의 폐쇄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최초의 종교인구 1위’라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조직기반이 튼튼한 근대적 종교들은 외부와 담을 쌓고 자신의 종교인구를 방어해냈다.” 반면 ‘선민의식’으로 똘똘 뭉친 크리스천들과는 달리 불자들의 조직은 결속력이 상당히 느슨하다. 불교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깨달음’ 자체가 개인의 내밀한 영역인 데다 높은 고령 비율로 인해 미래확장성도 불투명하다.

결론적으로 불자들의 ‘엑소더스’는 불교라는 전통적 울타리 안에서 위로를 받지 못한 재가신도의 대거 이탈이라고 읽을 수 있다. 특히 윤 이사는 “불교인구가 증가하면 한국의 전체적인 종교인구가 증가하는 특징을 갖는다”며 중생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불교의 분발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