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모든 보살들이 가진 이름과 세계와 

부처님 명호가 모두 같고 차별이 없었다

(彼諸菩薩所有名字 世界 佛號 悉等無別). 

- <대방광불화엄경> 수미정상게찬품

<화엄경> 수미정상게찬품을 읽으면, 세존께서 수미정상에 오르셔서 제석궁에 앉으셨는데 시방의 미진수 세계에서 보살들이 와 부처님 발아래 절하고 법문을 듣는다. 지상이 아닌 하늘에서 이루어지는 대 법회인 셈이다. 그런데 낱낱의 보살들 이름이 그들이 온 세계와 부처님의 명호였으니, 나와 세계와 부처가 차별 없이 동등하며 같은 이름이었다.

비닐하우스를 짓고 아직 부처님 점안을 하지 않았을 때, 10년간 알고 지내던 보살님이 찾아왔었다. 아직 단에 모시지 못한 부처님께 절하는 대신 내게 삼배를 올리겠다고 하였다. 평소에 삼배를 받지 않는 탓에 손사래를 쳤지만, 나무나 돌로 만든 부처님께도 삼배를 하는데 스님께 삼배를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내 앞에 불전을 놓고 부득불 절을 하였다. 그분은 나를 부처님으로 여겼지만, 내겐 그 보살님이 부처님으로 보여 꿇어앉아 맞절을 하였다. 

[불교신문3291호/2017년4월19일자] 

도정스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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