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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페이지에 펼친 시인의 인생고백

중얼중얼, 간다

박준영 지음/ 시와 세계

방송계 살아 있는 ‘실록’

반백년 생애 시집에 담아

“개구리 소년 빰빠밤~개구리 소년 빰빠밤~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울지 말고 일어나 빰빠밤~ 피리를 불어라, 빰빠밤~삘릴리 개굴 개굴 삘리리리~삘릴리 개굴개굴 삘리리리~무지개 연못에 웃음꽃 핀다~”(1982년 KBS 만화영화 ‘개구리 왕눈이’ 주제가 중에서)

7080세대의 가슴 속에 아련히 새겨져 있는 만화영화의 주제곡이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저절로 콧노래와 함께 가사가 생생하게 떠오르며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만화 내용과 함께 주제가 노래가 지금도 또렷하지만 가사를 누가 지었는지는 알쏭달쏭하다.

‘개구리 왕눈이’와 ‘미래소년 코난’은 물론, ‘짱가’, ‘그랜다이저’, ‘독수리 오형제’, ‘꼬마자동차 붕붕’, ‘요술공주 밍키’, ‘빨강머리 앤’ 등 1970~1980년대 인기 만화영화의 주제가 40여 편을 작사한 원로 방송인 박준영이 최근 반백년 방송생활을 회고하며 한권을 시집을 선보였다.

최근에 펴낸 시집 <중얼중얼, 간다>의 머릿글에 해당하는 ‘시인의 말’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시를 쓴다는 일이 쓸개를 물고 웃는 얼굴을 지으며 가는 길, 지친 가슴 어루만져줄 시 한 편 제대로 쓴 적이 없는 내가 시인이란 명함을 내밀기도 한다.”

국악방송과 대구방송 사장을 지내는 등 50년 동안 방송인으로 살아온 박준영 시인이 그 동안의 삶을 시집에 담담하게 담았다. 그는 “영화관에서 팝콘 한통 살 돈도 안 나오는 시를 생명처럼 부여잡고 사는, 이게 내 인생이다”면서 “이렇게 중얼거리며 가는 나를 시인이라고 불러주는 나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시집의 형식은 성주괴공(成住壞空)을 거꾸로 배치하고 있으며, 해설을 제외한 분량이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페이지로 한 것에게 그의 불연(佛緣)과 돈독한 신심을 엿볼 수 있다. 시집의 마지막이자 처음에 ‘어머니’라는 작품을 배치한 것도 뜻이 있으리라. 모정이 곧 불심은 아닐는지. “…혼자 부엌에서 남은 음식 싹 쓸어 잡수시던…에이구 이 늙은 게 빨리 죽어야지 영감 따라 가야지 입에 달고 사시던…어머니는 울고 있었다…”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그는 김규동 시인의 추천으로 <한글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도장포엔 사랑이 보인다> <장안에서 꿈을 꾸다> <얼짱, 너는 꼬리가 예쁘다> <동물의 왕국-그림자를 베다> 등 여러 편의 시집을 선보인 중견시인이다. 또한 TBC 영화부장, KBS TV 본부장, KBS 미디어 사장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차관급), 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 등 방송계의 살아있는 실록이다.

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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