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여 사부대중 세상 행복 발원

광화문광장 장엄한 미륵사지 석탑등

부처님오신날 다음날 까지 불 밝혀

오는 5월3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 광장에 마음의 평화와 차별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2000여 불자들의 염불소리가 울려 퍼졌다.

12일 오후7시, 불기2561년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봉축장엄등 점등식이 열린 것이다. 

서울의 심장부 광화문 광장에 우뚝 세워진 ‘미륵사지 석탑등’은 사부대중의 불법승 구호 소리에 맞춰 환하게 불을 밝혔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메운 2000여 불자들은 미륵사지 석탑등을 향해 합장 기도하며, 중생을 구제할 미래 부처님인 미륵불이 이 땅에 도래해 새 세상이 오도록 한마음으로 기도했다. 또한 석탑등 앞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대형 리본등이 놓여져 점등식의 의미를 더했다.   

이날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기원문을 통해 “생명의 존엄을 쉼 없이 흐르게 하고, 민주의 당연함이 깊게 서린 광장에서 나의 신심으로 이뤄온 심지로 꺼지지 않는 등불을 밝혀가자”면서 “함께 손을 잡을수록 서로가 의지하며 고마워할수록 우리 삶이 성장하는 것처럼, 나를 성찰해 얻은 청명함으로 함께 걸어가는 길을 환하게 밝히자”고 당부했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은 “이러한 사부대중의 솔선수범에 더해, 최근 국가와 국민이 떠안아야 했던 불안과 걱정을 떨어내고, 한층 정진하는 마음으로 저마다의 삶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아직도 가시지 않은 세월호의 생생한 아픔, 민심이 거세게 일렁였던 광장이 물결들이 앞날을 밝히는 지혜의 빛으로 새로워져 우리가 서 있는 광장이 정토로 향하는 반야용선이 돼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도 축원을 통해 세계평화와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했다.

 

점등식은 리본등 앞에서의 추모묵념으로 시작해 삼귀의, 한글 반야심경 봉독, 찬불가, 점등, 축원, 기원문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20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차별 없는 세상을 기원하며 대규모 탑돌이를 펼쳐 장관을 이뤘다. 

또한 이날 점등식과 더불어 서울시 전역에 설치된 5만 여개의 가로연등도 불을 밝혀 봉축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날 불을 밝힌 ‘미륵사지 석탑등’은 백제시대 대표적인 석탑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을 원형으로 삼아 제작됐다. 전통등 기법을 살려 4개월에 걸쳐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탑 가운데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석탑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재현했다. 높이는 20m에 달한다.

2000여명의 사부대중이 차별 없는 세상을 기원하며 대규모 탑돌이를 펼쳤다.

올해 특별히 미륵사지 석탑등 주변에 연등회 테마등이기도 한 사물등 4점을 배치해 석탑등을 장엄했다. 사물은 범종, 법고, 운판, 목어를 일컬으며 지옥중생, 뭍짐승. 날짐승, 물고기를 제도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전통등 연구회에서 제작한 이 대형 장엄등은 12일부터 부처님오신날 다음날인 5월4일까지 광화문 광장을 은은한 빛으로 밝힌다.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리본 연등이 광화문 광장을 함께 밝혔다.

점등식에는 부처님오신날봉축위원회위원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을 비롯해 천태종 총무원장 춘광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정사,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부처님오신날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지현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도선사 주지 도서스님, 약사사 주지 범해스님, 화계사 주지 수암스님, 옥천암 주지 종민스님, 수국사 주지 호산스님, 진관사 주지 계호스님, 박원순 서울시장,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등 2000여 명이 함께했다.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봉은사, 도선사, 화계사, 진관사, 수국사 등 서울지역 주요 사찰 신도들도 참석해 점등식을 축하했다.

한편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종로와 동대문 일대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인 연등회가 열린다. 28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29일 동국대 대운동장에서는 어울림한마당이 펼쳐지며, 오후7시부터 연등회의 하이라이트인 연등행렬이 동대문에서 종로일대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어진다. 30일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는 전통문화마당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28일부터 5월7일까지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청계천 일대에서는 전통등 전시회가 펼쳐진다 봉축법요식은 5월3일 오전10시 서울 조계사를 비롯해 전국 사찰에서 일제히 봉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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