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신도회 금강경 독송정진 성황리에 회향

비바람에도 흔들림없는 2만여 불자의 금강경 독송이 광화문에 울려 퍼졌다.

봄날의 비는 단비라지만 두 달 넘게 행사를 준비한 주최 측에게는 너무 억울한 비였다. 그래도 서울 한복판에서 부처님 법문의 정수를 외는 2만여 불자들의 신심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사단법인 날마다좋은날(이사장 이기흥,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이 오늘(4월5일)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금강경> 독송정진이 원만하게 회향했다. 2만여 명의 불자들이 불교의 주요 경전인 <금강경>을 합송하는 장관을 연출했다. 폭우에 가까운 빗줄기는 무척 아쉬웠다. 하지만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불자들은 한손엔 우산을 한 손엔 경정을 들고 비바람에 떨어가면서도 열심히 끝까지 읽어냈다. 5월3일(음력 4월8일) 부처님오신날을 한 달 앞두고 지혜와 자비의 감로법문이 온 누리에 울려 퍼졌다.

40분 이어진 금강경 독성. 우비를 입거나 우산을 쓴 불자들의 얼굴에는 깊은 신심이 묻어난다.

금강경은 불교 교리의 근간인 공(空)의 의미에 대해 묻는 수보리의 질문에 부처님이 답한 내용이다. 종단이 종도라면 반드시 믿고 따라야 할 소의(所依) 경전으로 지정한 책이기도 하다. 정확히 40분간 이어진 웅장한 합창이었다. 참여한 스님과 신도 모두가 이 순간만큼은 ‘해공(解空)제일’ 수보리였다. 올곧은 정성으로 금강경을 외운 불자들은 공의 이치를 깨달아 사사로움에 집착하지 않고 이웃과 세상을 위해 언제나 돕고 나누겠다는 서원을 세웠다.

전세버스 180대에 나눠 타 상경한 불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묵묵히 전법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기흥 중앙신도회장을 위시해 24개 교구 신도들과 포교사들이 광장을 가득 메웠다. 탈종교화 시대, 우리 스스로 붓다가 되어 불국정토를 실현하자는 원력으로 이뤄진 법석이었다.

금강경 독송에 이은 2부 행사에서는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의 '평화의 불' 퍼포먼스가 있었다.

2부에서는 날마다좋은날의 연중 모금캠페인인 ‘행복바라미’의 출발이 공식 선포됐다. 전국 500여 개 사찰과 신행단체에 모금함을 설치했으며 불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내놓은 기금을 모아 연말 불우이웃을 위해 보시한다.

이기흥 회장은 환영사에서 “올해로 5회째를 맞은 행복바라미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상처받은 국민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나라를 안정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갈등을 봉합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치사에서 중앙신도회의 노고를 격려하면서 “궂은 날씨에도 마다하지 않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와 행사를 빛내준 스님과 신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오는 5월9일 제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오늘의 금강경 독송이 나라를 이끌어갈 참된 지도자를 뽑는 공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의 불’ 퍼포먼스와 윤기중 포교사단장의 발원문 봉독, 전국불교연합합창단의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악천후의 시대에, 이익이 되지 않으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시대에, 그래도 불교는 살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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