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다시 찾은 성보, 원소장처 이운 고불식' 봉행

'영은사 영산회상도'를 이운 차량으로 모시는 포교사들.

성보 48점이 도난 30여 년 만에 하나도 빠짐없이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조계종과 문화재청, 경찰청이 협력해 지난 2014년 회수한 것이다. 반환의 법적 절차가 마무리됨에 따라 1988년부터 2004년까지 전국 20개 사찰에서 도난 돼 불교중앙박물관에 임시 보관됐던 성보들은 모두 원소장처로 이운된다.

조계종은 오늘(4월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다시 찾은 성보, 원소장처 이운 고불식’을 봉행했다. 종단은 이날을 시작으로 서울 불교중앙박물관을 출발해 이튿날인 5일부터 7일까지 3일에 걸쳐 직접 전국을 돌며 옥천사 나한상, 영은사 영산회상도, 선암사 53불도, 수덕사 지장시왕도, 정방사 목조관음좌상 등 성보 48점을 이운한다.

조계종이 4월4일 ‘다시 찾은 성보, 원소장처 이운 고불식’을 봉행했다.
치사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고불식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종단 노력의 결실로 성보가 환지본처(還至本處)되는 것에 기뻐하면서도 여전히 성보가 장물로 유통되는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종단에서 성보의 보호와 계승을 위해 스스로 성찰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쉼 없이 노력해왔다”며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역사 뿐 아니라 불교 사상과 문화가 오롯이 담긴 성보가 무참히 훼손되고 음성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 부끄럽고 가슴 아프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국민들이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성보가 제자리를 찾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단은 그간 <불교문화재 도난백서> 등을 제작 및 배포하고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 도난 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잃어버린 성보를 되찾아오는 데 진력 해온 바 있다. 총무원 문화부장 정현스님은 “역대 최대 규모로 되찾은 48점 성보 중에서는 보물급 문화재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보의 불법 유통과 거래가 단절되길 바란다”고 했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축사를 통해 “조계종과 협력해 많은 문화재를 환수해 제자리로 돌려보낼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도 “오늘 이 날이 국내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한 많은 문화재들이 제자리를 찾는 역사적인 날이 되길, 우리가 그 일을 이끄는 주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고불식에서는 피해 사찰을 대표해 조계총림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이 고불문을 낭독했으며, 피해 사찰 모임인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장 지거스님을 비롯해 이철성 경찰청장도 김귀찬 경찰청 차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성보가 제자리를 찾는 것에 대한 축하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이날 도난불교문화재피해사찰협의회는 조계종 성역화 불사기금 2000만원을 전하기도 했다. 

피해 사찰 대표 송광사 주지 진화스님이 고불문을 낭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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