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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0.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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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일초스님 지음/ 민족사

동학사 승가대학 스승과 제자들

일상생활과 수행, 가치관 담아내

마음 맑아지는 힐링 편지 모음집

“복잡한 세상사는 현대인들에게

스님들의 신선함 위안이 되길”

“이 생명이 있는 한 벗어날 수 없는 늙음이라는 고(苦) 때문에 생각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었나 봅니다. 정말 아름다운 계절, 봄입니다. 왜 이렇게 봄은 해가 갈수록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가슴 시리게 아끼고 싶은 푸른 잎새 하나에도 마음을 담곤 합니다. 멀리 바라다보면 이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봄날 일초 합장

“동학의 푸르른 숲을 빠져나와 각자의 수행 길에 서게 되었을 때, 흔들리지 않고 먹물 옷을 다듬을 수 있었던 힘은 스님께서 연마해 주신 4년 반이라는 시간 덕분이었습니다. 선생님! 제자는 스승을 만나 성장하고, 스승은 제자를 만남으로써 결실을 맺는다고 합니다…” 제자 중원 합장

근현대 우리나라 최초의 비구니 전문 강원을 설립한 공주 동학사에서 40여 년 동안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일초스님과 학인 스님들이 주고받은 편지가 한 권의 책으로 엮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선보인 <우리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는 동학사 승가대학원장이자 화엄학림 학장인 일초스님과 학인 스님을 비롯한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것으로 비구니 스님들의 삶과 수행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편지에는 스님들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사유체계, 가치관, 숨기고 싶은 감정과 인간관계, 그 시대의 사회상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첫 장에는 동학사 학풍의 기틀을 만든 대강백으로서 일초스님의 삶과 고뇌를 진솔하게 엿볼 수 있다. “며칠 동안 심하게 감기몸살을 앓았습니다. 몸은 아프지만 한편으론 푹 내 안에 잠겨 상념에 젖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자기로 돌아와 성성하게 자기 자신을 마주하고 보면, 번뇌 속에 헤매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면서 서글퍼집니다. ‘공부를 하려면 아직도 멀었구나’하는 탄식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일초스님이 직접 쓴 시가 감성을 한껏 북돋운다. 이 책의 제목 역시 스님의 시 ‘내가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에서 비롯됐다. 세수 74세에 쓴 이 시에서 세상 모든 것이 사랑임을, 사랑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사랑하며 살아가라고 역설한다.

일초스님(사진 왼쪽에서 세번째)과 동학사승가대학 제자들이 환담을 나누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제3장 학인 스님들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자비와 포용의 힘을 강조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초스님은 학인 스님들이 보낸 연하장에 답하는 편지에서 "남을 비방하고 욕하는 소리가 넘칠 때 남을 칭찬하고 기뻐하는 소리를 더 많이 해서 기쁨이 가득한 세상을 발원해야 한다"면서 "여러분의 자비심과 자비행이 불자들의 가슴에 꽃을 피우고, 불자들이 세상에 계속 퍼뜨려 자비행의 릴레이를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학인 스님들이 일초 스님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는 깨달음을 향한 구도열, 보살행에 대한 소망과 수행자로서의 고민이 읽혀진다. 스님들이 쓴 수채화처럼 맑고 순한 편지들은 독자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책 발간을 기획한 서울 반야사 주지 원욱스님(동학사 승가대학 22기)은 “지난해 일초스님께서 학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40년간 간직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들었다”면서 “출가 뒤 가슴 앓이했던 청춘의 아픔과 출가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젊은 수행자들의 다양한 생각이 담긴 편지를 만나 보니 이대로 두기엔 아깝다는 생각에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동학사 화엄학림 강사 명선스님(동학사 승가대학 21기)은 “스트레스도 많고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스님들의 신선함을 담고 있는 이 책이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인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일초스님은 1964년 고암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 1968년 자운스님을 계사로 비구니계를 각각 수지했다. 1971년 동학사 전문강원을 수료하고 1977년 호경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다. 동학사 주지, 조계종 단일계단 도감 겸 교수사, 제14대 중앙종회의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동학사 승가대학원장 및 화엄학림 학장으로 후학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허정철 기자  hjc@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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