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하지현 지음/ 문학동네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 속에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기불황은 물론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과 3년 만에 떠오른 세월호,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범죄와 사건사고를 온 몸으로 겪고 있는 대한민국. 21세기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것일까?

정신과전문의 하지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펴낸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여 년 동안 한국인의 마음의 지형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심리학·사회학적인 의미를 분석했다. 넓은 프리즘 안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서 있는 우리의 모습과 집단으로부터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진단한다.

저자는 작은 진료실 안에서 세상이라는 큰 파도에 자신의 삶이 휩쓸려 갈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매일 만난다. 사람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으로 그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 객관적이고 순수한 진료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진료실 밖 세상의 변화가 사람 개개인의 마음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마음을 분석하던 현미경을 밀쳐놓고, 높은 곳에서 세상을 들여다봤다. 인간의 마음은 개인과 사회 사이의 상호작용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갈수록 분명해졌다. 이 책은 그 사유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먼저 마음의 체력, 마음의 밀실, 마음의 패션, 마음의 진자 운동, 마음의 싱크홀 이란 여섯 가지의 테마를 통해 심리학적인 답변을 세밀하게 제시했다. 우리는 지금 밀실과 광장, 혼밥과 소셜다이닝, 쿨과 데이트폭력, 정보 과잉과 결정 장애라는 양극단 사이를 끊임없이 진자 운동하며 살아가고 있다. 또 끝없는 불안함과 불확실성에서 더 이상 개인적인 노력만으로 벗어 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때문에 저자는 “공무원이 최고의 희망 직장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정신 똑바로 차리고 버텨내면서 더 나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더불어 “2014년 세월호의 아픔으로 시작한 시스템의 균열은 2016년 광화문의 촛불집회로 이어져 우리 사회가 새로운 세상으로 ‘버전업’될 기회가 온 것”이라고 진단하고 “그것이 불확실성과 혼돈의 시대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가장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마음의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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