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서민들이 희망 가질 수 있는 세상 만들 것"

3월30일 여의도에서 만난 홍준표 지사는 안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5월9일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본 지는 대선출마를 선언한 주요 후보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총경선을 하루 앞둔 지난 3월30일 여의도 경상남도 서울본부 사무실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만났다. 홍 지사는 개신교 신자임에도 불교와 인연이 깊다고 소개했다. 독실한 불자였던 어머니 영향을 받아 사찰에 자주 다녔고,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부처님께서 자신의 아들을 살려줬다고 철썩 같이 믿었다고 한다. 또 “2008년 당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입적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과 가깝게 지냈다”며 “막내 동생처럼 저를 아껴줘서 격의 없이 왕래했고 볼 때마다 따뜻하게 맞아준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고 전했다. 2012년부터 경남도지사를 지낸 그는 “해인총림, 영축총림, 쌍계총림 등 조계종 8개 총림 가운데 3개 총림이 자리 잡은 경상남도는 불심이 깊은 지역이기도 하다”며 “총림은 물론 사찰을 자주 찾아다니는데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 없다”며 각별함을 전했다. 다음은 홍준표 지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대선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 지금 나라가 천하대란(天下大亂)입니다.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남북관계 외교 국방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위기상황입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주도로 민중혁명이 일어나서 지금 무정부 상태입니다. 정부가 없어요. 이 혼란된 정국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보려고 출마했습니다. 반대가 두려워 결정을 미루고, 여론이 무서워 할 일도 못하는 유약한 리더십으로는 지금 난관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해야 할 일은 해내고 마는 당당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답답한 현실을 어떻게든 바꿔달라는 수많은 국민들의 외침과 명령에 따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려나갈 것입니다.

대통령이 된다면 임기 내 이것만큼은 꼭 해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과제는?

▶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지금 안보가 중요합니다. 안보 공약 중에 ‘핵균형론’이 있습니다. 미군 전술핵무기를 들여와서 북한과 핵균형을 이뤄 북한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또 북한 최정예 특수부대인 11군단과 유사한 개념으로 해병 특전사령군을 새로 창설해서 대한민국을 4군 체재로 운영하는 것입니다. 나라를 튼튼히 지키고 난 후 청년과 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돈이 없어서 불행한 게 아니고 꿈과 희망이 없어서 불행합니다. 청년과 서민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가 내세우는 복지정책은 ‘서민복지’입니다.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 기회를 주는 게 진정한 복지입니다. 보편적 복지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복지가 아니라 공산주의식 배급입니다. 복지는 국가가 힘들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경남도에서 지난 4년간 실시해온 복지정책이 가난하고 힘들고 힘없는 사람을 도와줬는데, 그것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서민복지를 실현하겠습니다.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사회,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면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경상남도를 만든 것처럼 경남도정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겠습니다.

환하게 웃는 홍준표 지사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의견은?

▶ 헌법에 차별금지는 보장돼 있습니다. 헌법 11조 1항에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돼 있습니다.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헌법에 나와 있기 때문에 하위법을 굳이 제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든 대한민국 하위법은 헌법원칙에 따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차별하면 헌법 위반이기 때문에 헌법정신을 준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 창달은 국가와 대통령 의무로, 국립공원이나 문화재 관련 정책이 있다면?

▶ 헌법 9조에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국립공원관리과 사찰에서 보존관리하고 있는 유무형 문화재를 후대에 물려주는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공립공원 입장료는 폐지됐지만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는 상황에서 불교계가 갖고 있는 고민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이 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불교계와 대화할 생각입니다.

옛 한전부지에 569m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면 전통사찰인 봉은사 일조권 침해 및 문화재와 주위 생태훼손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서울시 도시계획에 해당하는 사안이지만 앞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들어 남북교류가 단절된 상태인데 남북교류 재개 계획은?

▶ 불교계가 주도해 금강산 신계사를 복원하고 식량 등 인도적 차원의 교류가 진행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남북관계 문제는 민간교류와 정부지원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종교나 민간에서 진행하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가능하도록 할 것입니다. 다만 정권차원에서는 단 한 푼도 지원하지 않겠습니다. 조계종 등 불교가 주도해서 북한 사찰을 복원하거나 북한 현지 문화재를 조사하는 등 교류사업이나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 역시 투명성이 보장될 때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창구는 열어놓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다종교 사회로 종교간 갈등이 우려되는데, 평소 종교관은?

▶ 저는 1997년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서울 광성교회에서 김창인 목사를 만나 교류하면서 개신교 신자가 됐습니다. 개신교 신자이지만, 헌법에서 규정한 대로 정교분리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정치지도자가 자기가 가진 종교를 맹목적으로 지원하고 맹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정치하면서 철저하게 정교분리원칙을 지키고 있습니다.

홍준표 지사

불교와 인연이 있다면?

▶ 제가 외아들인데 어머니가 39세, 아버지가 41세 때 태어났습니다. 늦게 낳은 아들인데 제가 4살 때 홍역에 걸렸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죽었다고 생각했고, 어머니는 하도 억울해서 저를 담요에 돌돌 말아 업고 절에 갔습니다. 어머니는 독실한 불자였는데 12월 엄동설한에 저를 법당 안에 내려놓고 밤새도록 절을 하셨습니다. 초저녁부터 동 틀 때까지 12시간을 넘게 부처님께 절을 하고 보니 제가 담요 속에서 꿈틀거리면서 눈을 뜨고 있더라고 랍니다. 그 때부터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까지 부처님께서 저를 살려주셨다고 생각하셨습니다. 때만 되면 절에 가서 기도하셨습니다. 어느 날 제가 어른이 돼서 “엄마 그건 부처님이 살려준 게 아니라 홍역이 열병이라서 추운 데 법당에 12시간을 두니까 열이 내려서 살아난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니는 “그런 얘기 하면 죄받는다. 내가 그 때 홍역이 열병인지 어떻게 알았겠느냐. 너를 업고 법당에 간 것은 부처님께서 부르셔서 간 것이고, 절에 가서 내 아들 살려달라고 빌어서 살아난 게 부처님 덕분이 아니고 무엇이냐”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글을 모르셨습니다. 그저 아들을 살려보겠다는 마음으로 추운 날 저를 업고 산길을 올라 12시간을 넘게 불공을 드린 건 부처님께서 불러서 간 것이라면서 다신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타이르셨습니다. 저도 그 뒤에는 어머니 가르침을 잘 따르고 있습니다.

스님과 불자들에게 당부말씀.

▶ 저는 22년 동안 정치를 하면서 단 한 번도 계파에 속해보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제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만 집권여당의 원내대표, 당 대표까지 했습니다. 제가 두려운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실패가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다. 도시락 싸갈 형편이 못돼 수돗물로 배를 채웠던 학창시절을 기억하는 저는 서민대통령이 될 것을 꿈꿉니다. 또 국가의 품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당당한 대통령, 정의를 위해 권력과 맞서 싸웠던 그 때처럼 정의로운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불교신문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적는 홍준표 지사
홍준표 지사가 불교신문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본지 어현경 기자 질문에 답하는 홍준표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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