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 지구촌공생회 미얀마 바간 물탱크 현판식

천년불탑의 도시, 미얀마 바간은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2500여 불탑으로 이뤄진 장관을 눈에 담기 위해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한국 불자들 역시 불교국가 미얀마 성지순례를 할 때 빠지지 않고 들르는 곳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이나 순례객들이 자주 찾는 바간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미얀마에서도 바간은 가장 건조한 지역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우기에도 비가 내리는 기간은 채 한 달이 되질 않는다. 건조한 기후 탓에 많은 주민들이 식수나 생활용수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는 지난 22일부터 미얀마 바간 지역 내 16곳의 마을에서 ‘생명의 물, 희망의 물’ 물탱크 현판식을 진행 중이다. 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과 사무총장 원광스님, 사무처장 덕림스님 등 방문단은 바간 지역 16개 마을을 일일이 찾아 물탱크 현판식을 갖고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지난 22일과 23일 방문한 마을에서 이사장 월주스님은 제대로 물이 공급되고 있는지, 운영과 관리는 잘 이뤄지고 있는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물탱크를 사용하고 있는지 등 세세한 부분까지 빼놓지 않고 살폈다. 스님들이 마을을 방문할 때 마다 “고맙다”는 인사가 이어졌다.

5살 어린이부터 80대 할머니까지 주민들은 환한 미소로 한국에서 온 귀한 손님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주민들에게 ‘굿핸즈(지구촌공생회)’는 고마운 존재였다. 마실 물조차 제대로 없던 곳에 세워진 물탱크는 메마른 바간 지역 주민들의 식수난을 해결해 준 생명의 물이자 마을의 안정을 가져온 희망의 물이었다.

지구촌공생회가 미얀마 주민들의 식수난 해소를 위해 물탱크 건립사업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8월부터다. 미얀마의 젖줄로 불리는 이라와디 강물을 끌어와 물탱크를 세우겠다는 계획 하에 파욱쉐핀 초등학교 건립과 동시에 공사가 진행됐다. 그리고 3개월 뒤, 첫 번째 물탱크가 파욱쉐핀 마을에 들어섰다. 이후 7년이 지난 현재까지 바간 지역 32곳의 마을에 물탱크가 세워졌다. 현재 까운삔지 마을과 쉐이라인 마을에서 물탱크 건립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생명의 물, 희망의 물’을 모토로 건립되는 물탱크는 지구촌공생회 후원자들과 미얀마 지부 활동가들의 노력, 현지 마을 주민들의 참여가 함께 모인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모든 것이 ‘현지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이사장 월주스님의 지론 때문이다.

공생회 미얀마 지부 활동가들은 마을 인구 규모와 경제 사정 등 철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후보지를 선정하고 마을 주민들은 공사 시작부터 완공까지 모든 과정에 주인의식을 갖고 참여한다. 공생회 후원자들이 모아준 정성에 마을 주민들이 30~40% 정도 건립비용을 보태 함께 물탱크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처음에는 공생회에서 도와주기만을 바라던 주민들도 서서히 변해갔다. 스스로 앞장서 십시일반 공사에 필요한 기금을 보탠다. 때문에 물탱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마을 별로 작게는 800여 명부터 많게는 2000여 명까지 새롭게 세워진 물탱크로 혜택을 받게 됐다. 건립된 물탱크는 마을 주민들이 관리하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바간에 건립된 물탱크 모두가 이같은 과정을 거쳤다.

물탱크가 완공되면 사후 관리 교육을 통해 지속적인 유지 관리에 힘쓰고 있다. 주민들이 책임감을 갖고 관리할 수 있도록 꾸준한 사후 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마을에 물탱크를 건립하기 위해서는 마을 주민들이 힘을 보태야한다는 점이 입소문이 났다.

공생회는 물탱크 건립 사업을 통해 바간 지역 주민들의 변화시키며 주민참여형 국제개발구호의 한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주민들에게 공생회가 지원해 준 물탱크가 단순한 물탱크가 아닌 ‘생명의 물, 희망의 물’로 평가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낫빠린 마을 대표 우 따웅 믹 씨는 “불교 국가인 한국에서 불교 국가인 미얀마를 위해 도와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주민들과 함께 우물 관리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타나옹수 마을 대표 우 야쩌 씨는 “멀리 한국에서 우리 마을까지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 공생회의 도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냈으며, 꼭꼬꼰 마을 대표 우 라수 씨도 “물탱크 덕분에 가정마다 파이프를 연결해 주민들이 편하게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은 “물탱크 현판식은 공생회와 후원자들의 정성, 마을 주민 모두가 자조정신과 노력봉사로 함께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마을 주민들이 건축비를 모금하고 흔쾌히 건축 공사에 동참해 준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물탱크가 만들어져 주민들이 안전하게 식수로 사용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물탱크는 보물탱크다. 앞으로 건강과 위생에 유의하면서 물탱크를 잘 사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공생회 이사장 월주스님 등 방문단은 지난 22일부터 23일 이틀 동안 9개 마을 찾아 현판식을 진행했으며,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미에띤뒨, 탄바욱꼰, 따웅쉐 마을 등을 방문해 물탱크 현판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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