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축하하러 많이들 오셨네. 신랑 신부 사진 찍으라고 계속 세워둘까요?.” 사회자의 짓궂은 질문에 박람회장이 웃음 바다가 됐다.

오늘(3월23일) 오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제1관. “외국인 신랑인가봐” “어머 진짜 결혼식 맞아?” “신부 좀 봐, 아유 예뻐라” “스님이 주례도 봐주시네.” 웅성거리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신랑 아마두 마마두 상가레 씨가 겸연쩍어 하며 밝게 웃었다.

아마두 마마두 상가레 씨는 아프리카에서 왔다. 한국인인 신부 박꽃별 씨와 부부의 연을 맺기 위해서다. 박꽃별 씨는 불교지화 장인 정명스님에게 꽃꽂이를 배우던 신도 백련화 보살의 첫째 딸. 우스갯소리로 이름에 ‘꽃’이 들어가 정명스님과 인연을 맺었다 했지만, 어머니와 함께 수년간 정명스님에게 꽃꽂이를 배웠다. 이번 박람회에서 정명스님이 특별전을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은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청해 화혼식이 성사됐다.

이날 새 인연을 맺은 아프리카에서 온 신랑과 한국인 신부는 16세기 조선시대 감로탱화를 지화로 재현해낸 정명스님 불단에 결혼 예물을 올렸다. 주례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붓다나라템플 주지 선각스님이 맡았다. “신랑 신부 앞날이 늘 복되길 기원합니다.” 주례가 끝나자 신부 동생 박샛별 씨의 축가가 울려 퍼지며 신랑신부가 버진로드를 행진했다.

결혼식을 지켜보던 관람객 오정훈(60.대치동) 씨는 “불교박람회에서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며 “신랑신부가 복이 많은 것 같아요”라며 감탄을 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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