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적 종단 운영기조의 결실

불교경제생활공동체 구현 목적

종단 목적사업 재원, 사회공헌 기여

종단 재정구조를 다변화하고 대사회적인 역할에 앞장설 조계종 사업지주회사가 창업 선포식과 함께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조계종은 21일 오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총무원장 자승스님을 비롯한 각계 내빈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조계종 사업지주회사 주식회사 도반HC 창업 선포식과 신사옥 개소식’을 갖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이날 새롭게 출범한 도반HC는 종단 목적사업의 재원마련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 교구와 사찰, 불교단체의 신규 재원확충, 신도들의 신행과 생활문화 향상 등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자생적 종단 운영’을 강조해온 현 집행부의 노력으로 의미 있는 결실을 맺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자못 크다. 종단 핵심사업들을 원만히 추진하고 대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려면 안정적인 재원확보는 필수적인 만큼 향후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총무원장 스님 

“도반HC 사찰 경제 튼실하게 해주는 버팀목 될 것”

도반HC 사옥으로 이동해 현판식을 가졌다.

도반HC는 이날 종단 재정확충과 불교계 경제생활공동체 구현에 앞장설 것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힘찬 시작을 알렸다. ‘사부대중과 함께 가는 길벗’을 슬로건으로 내건 도반HC는 기존의 조계종출판사 사업을 발전적으로 승계하면서, 불교 경제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종단과 교구의 상생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종단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종단 재정의 대부분을 사찰분담금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은 극복되어야 할 과제임이 틀림없다. 종단 재정확충 과제는 1994년 종단개혁 당시에도 중요한 의제였다. 가톨릭과 원불교 등 이웃종교는 일찌감치 종단 내에 자회사를 두고 수익사업을 진행해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경우다. 또 창출된 수익은 대사회 기금으로도 회향해 종교의 대사회적 역할에 앞장서고 있다.

이에 현 집행부는 총무원장 스님 취임 초부터 종단 예산자립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왔고, 생수유통 판매와 상조사업 등을 처음으로 전개해 종단재정에 기여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종단은 2016년 3월 총무원법을 개정해 사업부를 출범시키고, 종단 수익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 과거 마인드로는 종단 재정이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고 현대적인 경영기법을 바탕으로 종단을 운영해야 한다는 종단 안팎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날 종단을 대표하는 영리법인이 출범함에 따라 종단 백년대계를 다지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도반HC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뗐지만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선포식 또한 도반HC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이날 치사에서 ‘일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는 백장청규의 보청법(普請法)에서 도반HC의 창립 의미를 찾고, 사찰경제를 튼실하게 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7년 전 총무원장에 취임해 주위 염려에도 불구하고 조계종출판사를 주식회사로 바꾸고, 또 사업지주회사 도반HC를 창립하는 것은 종단의 미래 백년, 미래 천년을 위한 초석을 다져보겠다는 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도반HC가 창립할 수 있도록 불철주야 성심을 다해준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사명감을 갖고 회사발전에 더욱 매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창업 선포식에 함께한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과 교육원장 현응스님, 포교원장 지홍스님, 전국비구니회장 육문스님 등도 뜻 깊은 첫 출발을 축하했다.

중앙종회의장 원행스님도 “한국불교는 문화와 예술분야에서 다양한 역사적 콘텐츠를 갖고 있는 만큼 실제 사업으로 연계해 포교와 교육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종단 차원의 관심과 지원으로 이뤄진 역량을 바탕으로 불교계 버팀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총무원 사업부장 각운스님은 환영사에서 “지난해 3월 총무원 사업부가 재설치 된 이후 사업부장으로 임명받은 저는 더 이상 뒤로할 수 없는 종단재정확충이라는 과제 앞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한시도 잊어 본 날이 없다”면서 “새로운 길에 첫발을 내딛는 도반HC는 오늘 선포식 취지가 온전히 달성될 때까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도반은 정법을 향해 함께가는 길벗”이라며 “오늘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서 변치 않는 길벗이 되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반HC는 종단 사업부 관장 아래 조계종출판사의 제반 사업을 출판사업부로 일원화하고, 디자인사업부와 유통사업부 운영을 중심으로 행사기획 및 대행업, 미디어 및 오디어 사업, 프랜차이즈사업, 부동산 중개 및 임대업, 전자상거래업 등의 사업에 우선적으로 착수한다. 향후 창업 3개년 내 총 매출 300억원, 총 순익 30억원 이상, 자회사 10개 이상 설립, 종단 기여 15억 이상 등을 목표로 역량을 재정비해 종단 내부자원을 조직화하고 체계적인 불교계 경제활동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불교 경제활동의 허브기관이 되어 종단 발전을 견인하고 대사회적 공헌사업도 추진한다.

대표이사는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총괄이사는 사업부장 각운스님이 각각 맡았으며, 재무부장 유승스님과 포교부장 가섭스님, 감사국장 선혜스님이 이사를, 조계종출판사 사장을 지낸 김용환 씨가 도반HC사장을 맡았다.

이날 행사는 삼귀의, 한글 반야심경 봉독, ‘종단 수익사업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영상시청, 도반HC비전 선포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총무원장 스님을 비롯한 각계 내빈들은 두산위브파빌리온에 새롭게 마련한 도반HC 신규 사무소로 자리를 옮겨 개소식과 현판식을 갖고 라운딩을 하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김용환 도반HC사장은 “조계종출판사는 출범당시 3억원의 설립자본금에서 그 7~8배를 상회하는 자산형성으로 성장했고 지난 6년간 25억원 이상의 종단 재정에 대한 기여가 있었다”며 “이는 모두 일관된 의지로 수익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총무원장 스님과 모든 사부대중의 관심과 지원이 있어 가능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까지의 사업 전개과정을 면밀히 분석해 더욱 성장해 종단과 사부대중 모두에게 기여할 수 있는 사업체로 성장해 나갈 것을 서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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