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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와 경제] <10> 부처님께서 뽑은 최고로 축복할 일 은퇴 후에도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 윤성식 논설위원·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 승인 2017.03.2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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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배우고 기술을 몸에 익히며

편한 마음으로 일을 계속하는 것” 

건강과 지식, 기술ㆍ예술이 ‘최고’

100세 시대 이상적 삶과 일맥상통

바야흐로 100세 시대이다. 요즘은 90세 정도는 살아야 많이 살았다고 생각한다. 문상을 갔다가 90세 이전에 돌아가신 것을 알면 요즘으로는 빠르다고 말한다. 100세 시대가 되다보니 은퇴하고 너무 긴 세월을 자칫하면 무료하게 보내야 한다. 연금이 든든한 은퇴자들이 삶이 지루하다고 말하면 남들에게는 사치스럽게 들리겠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주변에 은퇴하고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사람은 몸이 아프지 않는 한 열심히 활동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도시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은퇴한 뒤에 자연 속에서 농사짓는 생활은 쉽지 않은 대안이다.

직장인들은 은퇴하면 대부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다. 그나마 은퇴 후에도 무언가 일을 하는 사람은 전문가들이다. 의사와 변호사들은 은퇴라는 시기를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기에 나이 들어서까지 일을 한다. 교수처럼 65세가 돼 강제로 은퇴를 하면 어떤 의미에선 은퇴 생활을 강요하는 게 되어 장점도 있다. 어떤 변호사는 자신도 교수처럼 강제은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가 이유를 물었더니 나이가 들었는데도 일이 계속 들어오고 그러다보니 계속 일하게 되는데 이제는 강제로라도 쉬고 싶다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하고 편안하게 휴식하는 것을 꿈꾼다. 그러나 과연 이런 생활이 좋은 걸까?

미국에서 1200명을 80년간 추적하여 조사한 유명한 연구가 있다. 80년간 지속된 연구다보니 처음 연구를 시작한 교수가 제자에게 물려주고 80년을 이어온 것이다. 어떤 사람이 오래 건강하게 사는가를 조사했는데 뜻밖에도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한 사람은 오래 살지 못했다. 최대한 부지런히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했던 사람이 오래 살았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무사 안일한 삶은 자극이 없고 그런 삶은 무미건조하며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삶에는 적절한 긴장, 즉 창조적 긴장(creative tension)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삶에 지나치게 스트레스가 많으면 안 좋지만 너무 편하면 역시 안 좋다. 약간의 긴장이 있을 정도의 삶이 제일 적절하다고 한다. 이러한 설명이 지나치게 추상적이어서 도움이 안 된다면 수치로 설명할 수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지나치게 어려우면, 즉 성공 확률이 20%이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안 좋다고 한다. 지나치게 쉬우면, 즉 성공확률이 90%쯤 되면 역시 사람을 안일하고 게으르게 만들어 안 좋다. 일의 성공확률이 50%쯤 되면 적절한 긴장과 도전을 주기 때문에 좋다.

내 주변에 오랫동안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전문가, 예술가들이다. 특히 대학교수들 중 나이 들어서도 계속 강의하고 책을 펴내는 경우가 있는데 참으로 축복받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97세인데 지금도 강의 일정이 빽빽하게 짜여 있고 매년 책을 펴내고 있다.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웬만한 단순 작업은 인공지능이 도맡아서 하기에 인간은 지적으로 우수하지 않으면 100세 시대에 무료하고 하찮은 삶을 살게 될 수 있다. 지금이야 말로 많이 배우고 나만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부처님은 최고로 축복할만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많이 배우고 기술을 몸에 익히며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불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축복할만한 삶은 100세 시대에 이상적인 삶과 일맥상통하다. 어떤 일을 하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죽는 날까지 창조적 긴장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시대이기에 많이 배우고 특별한 기술을 갖지 않으면 정부가 제공하는 기본소득에 의지해서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어설픈 지식과 기술보다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가진 사람이 평가받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환자를 돌볼 수 있다고 해도 진짜 인간이 간호하는 것이 최고이다. 눈으로는 아무리 구별할 수 없어도 짝퉁이 아닌 진품을 찾는 인간 심리처럼 말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다면 열심히 배우고 나만의 기술을 갖는 게 100세 시대에 가장 축복할만한 일이다. 젊을 때는 쾌락과 돈이 최고이지만 나이가 들면 건강과 지식, 기술, 예술이 최고다. 죽는 날까지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하는 것이 제일 좋다.

[불교신문3283호/2017년3월22일자] 

윤성식 논설위원·고려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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