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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1 (2017).10.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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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죠? 베풀수록 더 기쁘잖아요”

인도 다람살라서 일주일간
여든 넘은 두 성인의 대화
둘다 1980년대 노벨상 수상
“짓궂은 영혼의 형제”로 불려

 JOY, 기쁨의 발견

더글러스 에이브람스 지음 / 위즈덤하우스

 
날마다 우리는 어지러운 정치와 경제, 잔인한 전쟁과 테러, 안타까운 기아와 오염에 대한 뉴스를 접한다. 그리고 우리 앞에는 교통체증이 주는 짜증부터 회사의 부당한 대우로 인한 분노,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 가족부양에 대한 어려움, 병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까지 삶의 크고 작은 고통이 놓여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기쁨’을 결핍한 채 살아간다. 대의를 위해 혹은 미래를 위해 현재의 기쁨을 잠시 희생해도 된다고 위로한다.

그러나 달라이라마와 투투 대주교는 우리 미래를 이끌어갈 단 하나의 힘이 바로 ‘기쁨’임을 깨달았다. 고국 티베트를 떠나 56년 넘게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달라이라마, 인종차별이라는 남아프리카의 억압적인 폭력에서 살아남은 투투 대주교. 그들이 팔십평생 역경과 고난을 헤쳐 나아갈 수 있었던 힘이 바로 ‘JOY, 기쁨’이었기 때문이다.

제14대 달라이라마 텐진갸초(사진 오른쪽)와 데스몬드 엠필로 투투 대주교. 여든하나, 여든다섯의 두 성인은 만날때마다 천진한 아이처럼 장난기를 감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로를 ‘짓궂은 영혼의 형제’라고 여길 정도로 친밀했다.

2015년 4월, 달라이라마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두 성인은 인도 다람살라에서 ‘슬픔과 고통이 가득한 세상에서 어떻게 기쁨을 찾을 수 있을까’에 대해 깊은 통찰이 담긴 대화를 일주일간 나눴다. 두 성인은 지금껏 겨우 대여섯번 만났을 뿐이지만 짧은 만남의 시간을 초월하는 인연을 공유했고, 서로를 ‘짓궂은 영혼의 형제’라고 여길 정도로 친밀했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운명의 그림자가 이들의 대화 내내 한번도 멀어진 적이 없었다. 어쩌면 이번이 두 사람이 함께 보내는 마지막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걸 두 사람 뿐아니라 모두가 알고 있었다.

달라이라마보다 네 살 위인 데스몬드 엠필로 투투 대주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평등과 정의, 평화와 인종의 화해를 위해 일생을 바친 정신적 지도자다. 투투 대주교는 1989년 달라이라마가 노벨평화상을 받기 5년 전인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직장암 재발로 몸이 불편한 그가 공항에 마중나온 달라이라마를 만나기 전 비행기 안에서 했던 말은 책이 말하는 핵심과도 같다. “이런 말을 하게 되어 유감이지만, 더 많은 기쁨을 발견하더라도 우리는 어려움과 슬픔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더 많이 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더 많이 웃게 되기도 하겠지요. 그저 조금 더 살아있게 되는 것이랄까요. 하지만 더 많은 기쁨을 발견한다면 우리는 고통을 마주할 때 원통함보다는 조금 더 고상한 자세를 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움 앞에서 경직되지 않고, 슬픔 앞에서 부서지지 않겠지요.”

달라이라마 역시 본격적인 대화에 앞서 한미디한다. “슬프게도 우리는 기쁨과 행복을 갉아먹는 많은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냅니다. 부정적인 마음, 감정적 대응 그리고 내 안에 존재하는 자원을 감사히 여기고 활용하는 능력의 부족 때문에 그렇습니다. 자연재해에서 오는 고통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일상적인 재앙에서 오는 고통은 충분히 통제할 수 있습니다. 고통의 대부분을 스스로 만들어낸다면, 기쁨 역시 만들어낼 능력이 있다는 것이 논리적으로 맞겠지요.” 두 성인은 공항 한복판에서 만날 때부터 천진한 아이처럼 인사를 나눴다. 포옹은 물론 투투 대주교가 손끝으로 달라이라마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자, 달라이라마는 장난기 어린 특유의 표정으로 입맞춤을 보내려는 것처럼 입술을 오므려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기쁠 수 없는 곳에서도 기쁨을 찾아내고 가장 고통스러운 일도 기쁘게 받아들인 두 성인은 관점과 겸손, 유머, 수용, 용서, 감사, 연민 그리고 베풂이 기쁨의 여덟가지 자질이라고 꼽는다. 넓은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그리고 세상 속에서 나의 위치를 깨닫고 언젠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될 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겸손’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을 대단하다고 여기지 않고 자신의 단점을 잘 알며, 오히려 이를 소재삼아 웃을 수 있는 ‘유머’가 있다.

그 유머안에는 삶에 대한 ‘수용’이 있기 때문에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 이상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향한 집착을 놓아버리고 ‘용서’할 수 있으며, 내가 받은 모든 것들을 향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을 ‘연민’하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현명한 이기심으로서의 베풂, 즉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곧 자신에게 기쁨을 주는 일임을 깨닫게 된다.

달라이라마와 투투 대주교는 기쁨을 발견하는 마지막 자질인 ‘베풂’을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며, 베풂을 통해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줄 때 자신의 고통을 잘 견디고 치유하며 진정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준다. 두 성인의 대화는 투투 대주교의 편집자로 10년 이상 협력해온 작가이자 편집자인 더글러스 에이브람스가 취재형식으로 정리했다.

하정은 기자  tomato77@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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