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문

불기 2561 (2017).3.23 목

사이드바 열기
상단여백
HOME 수행&신행 수행&법문
한국의 정통 법맥 계승한 조사선(祖師禪)의 대종장(大宗匠) 진제 종정예하가 걸어온 길 
조계종 제14대 종정에 재추대된 진제 법원대종사는 경허-혜월-운봉-향곡스님으로 이어지는 법맥을 계승하며 한국 선불교 중심으로서의 위상을 굳게 다져왔다.

조계종 제14대 종정을 연임하게 된 진제법원(眞際法遠) 대종사 추대법회가 오는 27일 오후2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봉행된다. 종단의 신성(神聖)을 상징하는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를 친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1만여 명의 사부대중이 찾아온다. 유력 정치인들도 대거 참석해 대선지식이 전하는 정관(政官)의 묘를 귀담아 들을 예정이다. 명실상부하게 조사선의 선맥(禪脈)을 이은 진제 종정예하는 한국불교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의 세계화에 진력해 왔다. 2015년 5월16일 광화문광장에서 30만 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거행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 및 간화선 무차대회’는 그 법력(法力)의 결정판이었다. 

종정예하는 1934년 경남 남해에서 태어났다. 통합종단 이전 종정을 지냈던 고승인 석우스님과의 인연이 불문(佛門)으로 이끌었다. 1953년 스님과 조우해 “세상의 생활도 좋지만 그보다 더 값진 삶이 있으니, 네가 한번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듣고 그 길로 해인사로 출가했다. 출가 이후 10여 년간 제방 선원에서 용맹정진을 거듭하던 종정예하는 향곡스님 문하에서 마침내 크게 깨쳤다. 1967년 중국 당나라 마조도일 선사의 ‘일면불 월면불(日面佛 月面佛)’ 화두를 타파한 것이다. 

종정예하는 향곡스님과의 법거량(法擧量)에서 자신이 일군 심전(心田)을 7언 절구 한시로 드러냈다. “一棒打倒毘盧頂(일봉타도비로정) 一喝抹却千萬則(일할말각천만칙) 二間茅庵伸脚臥(이간모암신각와) 海上淸風萬古新(해상청풍만고신).” “한 몽둥이 휘둘러 비로정상을 거꾸러뜨리고/ 벽력같은 일할로써 천만 갈등을 문대버림이로다./ 두 칸 띠암자에 다리 펴고 누웠으니/ 바다 위 맑은 바람 만년토록 새롭도다.” 수승(殊勝)한 기봉(機峰)에 감복한 향곡스님은 진제(眞際)라는 법호와 함께 전법게를 내렸다. “부처님의 마음 법을 전해 받은 육조(六祖) 혜능(慧能), 마조(馬祖), 임제(臨濟)의 가풍이 이 글 속에 다 있구나. 너의 대(代)에 선풍이 만방에 드날리리라”는 극찬도 함께였다. 

법통을 계승한 진제 종정예하는 입전수수(入廛垂手)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부처님의 미묘법(微妙法)을 만인과 나누기 위해 간화선 대중화와 생활화에 나섰다. “간화선은 동양정신문화의 정수”라는 것이 예하의 지론이다. 1971년 부산 해운대에 해운정사를 창건하고 승속을 망라한 모든 불제자들에게 참선법을 직접 지도했다. 2012년 제13대 종정에 추대되면서 교시를 내렸다. 그 가운데 하나가 광도중생(廣度衆生)이다. ‘널리 중생을 제도하라’는 독려에는 지구촌을 무대로 활약하며 간화선의 세계화에 힘쓴 지혜와 원력이 묻어난다. 

세계 초강대국의 최대 도시 한복판, 거대한 십자가 아래서 ‘참나’를 찾아야 한다며 외친 사자후는 장관이었다. 2011년 9월 미국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봉행한 간화선세계평화대법회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종정 추대 이후인 2012년 10월에도 뉴욕에 위치한 UN본부로 건너가 현지 종교지도자들을 가르쳤다. 종정예하의 법문은 영문법어집 <Finding the True Self>으로 출간돼 전 세계인들에게 읽히고 있다. 종정예하를 보좌하는 팔공총림 동화사 주지 효광스님(종정예경실장)은 “종정예하는 간화선의 세계화를 이루는 데 무한한 수행자적 책임과 의무 도리를 느끼고 계신다”며 “간화선의 우수성을 세계만방에 알리는 것이 필생의 원력”이라고 전했다. 

‘광복 70주년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이하 무차대회)’는 한국불교 170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법회였다. ‘모두가 부처이며 아무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 2015년 5월16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은 전국에서 모인 30만 사부대중의 무차(無遮)를 향한 서원으로 물들었다. 무차대회를 주관한 진제법원 종정예하의 사자후가 압권이었다. ‘참나’를 일깨우며 종단의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의 진수를 선보였다. 평소 강조하는 ‘부모미생전 본래진면목(父母未生前 本來眞面目)’ 화두를 던지며 영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인 ‘참나’에 대한 통찰을 주문했다. 특히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유마거사의 말씀이 인류에게 장군죽비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나 혼자만 구원 받으면 되고, 모든 잘못을 남의 탓으로만 돌리는 오늘의 사회풍조 속에서 인격도야의 실천행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가슴을 울렸다. 300여 명의 지구촌 주요 종교지도자들은 세계평화기원선언을 통해 종교간 화합으로 인류에 희망을 선사하겠다며 한국 선불교 대종장의 뜻을 받들었다. 

종정예하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환한 웃음이다. 매년 연말이면 자비나눔기금을 보시하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출산 장려를 위해 3자녀 이상 가정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이며 이치에 맞는 이야기라면 제자들의 의견을 그 자리에서 수용할 만큼 포용적인 분”이라는 게 제자들의 한결같은 전언이다. ‘만냥의 황금이라도 다투면 부족하나 서푼의 황금이라도 사양하면 남는다.’ 쟁즉부족(爭卽不足) 양즉유여(讓卽有餘)라는 제13대 종정 취임법어의 화두는 갈등과 분열의 현실에 전하는 향훈(香薰)이다. 

 종정예하가 강조하는 ‘참나’란?    

‘나’라는 한계·욕심 떨친 대자유 경지

“대중 여러분께서는, 방금 산승이 말한 그 주인공을 아시겠습니까? 이 주인공은 천지만물(天地萬物)의 근본이요, 일체중생의 마음자리입니다. 이 근본자리는 텅 비어 고요함이나 분명하고 분명한 자리입니다. 온갖 망령된 생각들을 즉각 내려놓는다면, 바로 그 자리가 본래의 마음자리며 본래의 참모습인 것입니다. 미혹하면 중생이요, 항상 밝아 있으면 부처이기에, 범부와 성인이 근본자리에서는 둘이 아님이요, 그대로 광명이요, 생명이요, 평화요, 대자유입니다. 그렇기에 누구든지 마음을 깨달아 ‘참나’를 찾으면 영원한 행복과 대지혜를 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무차대회의 대미를 장식한 진제 종정예하의 법문 가운데 핵심 구절이다. 예하가 대중설법을 통해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참나’의 발견이었다.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 본래진면목(本來眞面目)’에서 유래한다. 본래진면목이 바로 ‘참나’다. 곧 ‘부모에게서 태어나기 전 나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인가’라는 뜻으로 한글로 간결하게 풀어낸 개념이다. 

진정한 나는 육체나 느낌이나 생각에 있지 않다는 게 선사들의 한결같은 가르침이다. 오직 화두를 매개로 선정(禪定)에 들어 심오한 내면까지 파고들어야 만날 수 있다. ‘부모에게서 태어난 나’란 육신으로 존재하는 나를 의미한다. 그리고 육신에 집착하며 몸뚱이를 먹여 살리기 위해 애써 일하고 남을 속이면서 스스로를 반복적으로 괴롭히는 게 중생의 삶이다. 반면 예하는 간화선을 통해 유한하고 무상한 가아(假我)를 벗어나 부처인 자기 자신의 본질을 깨우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만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안락부터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문제까지, 모든 해법이 ‘참나’로 귀결된다. 남북화해와 세계평화는 매우 막연하고 난해한 과제인 듯 보이지만 문제의 시초는 결국 몸뚱이로서의 ‘나’와 몸뚱이로서의 ‘너’의 대립과 갈등이다. 참선에 힘입어 모두가 가아를 내려놓을 수 있다면 대승적인 평화와 화합은 저절로 이뤄진다. 

육신으로서의 나는 욕심내고 분노하고 그래서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남을 도와야 내가 이로운 이치를 모르고 끊임없이 채우려 들고 그래서 세상과 다투면서 기력을 소진한다. 더구나 유한하다. 허기와 반목의 끝은 누구에게나 죽음이다. 반면 참나를 깨달으면 육신으로서의 나를 극복할 수 있다. ‘나’를 떨치면 삼라만상이 ‘나’다. 나를 괴롭히는 것들조차 나이니 모두를 너그럽게 포용할 수 있다. 몸뚱이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으며 몸뚱이의 처지에 개의치 않는 대자유인의 안목이 열리게 된다. 팔공총림 동화사 유나 지환스님은 “스스로가 완전무결한 부처이며 모두가 그러한 부처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절대적인 평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예하의 확신”이라고 밝혔다. 

[불교신문3283호/2017년3월22일자] 

장영섭 기자  fuel@ibulgyo.com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영섭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여백
여백
여백
icon
"SNS에서도 불교신문
뉴스를 받아보세요"

kakaostory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