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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구제’ 정토교와 기독교, “묘하게 닮았다”보조사상연구원, 일본 난잔종교문화연구소와 <정토교와 기독교> 서평회
김호성 동국대 교수가 최근 일본 난잔종교문화연구소 심포지엄을 기록한 <정토교와 기독교>를 펴냈다. 김호성 교수가 3월18일 서울 법련사에서 서평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아미타불의 구원을 믿는 정토교, 믿음으로써 신의 구제를 받는 기독교, 불교와 기독교는 얼핏 보면 크게 다르지만 묘하게 닮았다. 구원과 구제는 결국 자기 자신의 원력에 입각해 이뤄진다는 것.

일본 난잔종교문화연구소가 1989년 종교간 대화를 위해 개최한 심포지엄의 기록을 담은 책 <정토교와 기독교>를 발간한 김호성 동국대 교수가 오늘(3월18일) 서울 법련사 문화강당서 서평회를 열고 “정토교에 대해 기존에 갖고 있던 교과서적인 이해를 바꿀 필요가 있다”며 “정토교는 아미타부처님으로부터 구원을 받는 타력 신앙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내생에 초점을 맞춘 자력 신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토교와 기독교>는 난잔종교문화연구소가 발간한 4번째 총서. 일본에서 불교와 기독교 학자들 간 진행된 대화 내용과 발표 논문 등을 담았다. 일본 동양대학 등에서 수학하며 10여 년간 ‘정토교’ 연구를 꾸준히 해온 김 교수는 책에 담긴 두 종교 학자들의 발제문을 인용해 “정토교 학자인 시가라키 다카마로 선생은 ‘자비’를, 테라가와 토시아키 선생은 환상회향, 즉 돌아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개 정토교를 부처에게 의지해 극락왕생을 얻는 타력(남의 힘으로 얻는 것) 신앙으로 이야기하지만 사실 현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책은 정토교의 시조 호넨, 그의 제자 신란 등의 종파를 비롯해 기독교에 있어서의 구원과 구제 등에 대한 학자들의 주장을 담았는데, 이들 모두는 기본적으로 타력적 세계관에 입각해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책에 발표된 논문, 학자들은 정토교를 타력이 아닌 ‘베풂으로써 돌아오는’ 자력의 신앙의 성격에 입각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정토교를 내세신앙으로서의 성격을 가진 선불교 보다 오히려 죽음을 똑바로 마주하는, 현생에 집중함으로써 극락에 도달하는 종교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경식 부산대 교수.

이날 서평에 참여한 안경식 부산대 교수도 ‘구제’라는 개념에 있어 기독교와 불교의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경식 교수는 “‘구제’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독교와 논할 수 있는 불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정토교”라며 “불교와 기독교 모두 ‘구제’의 의미를 참된 주체의 확립과 관련짓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책에서 시가라키 선생은 ‘신란’의 구제에 대해 ‘현세에 이 몸으로 이루는 것’이라 쓰고 있고 테라가와 선생은 ‘구제’를 불교, 부처님에 의한 구원이라기보다 진리, 진실한 것의 작용에 의한 구원이라고 썼다”며 “다른 학자들도 유사한 결론으로 정토교를 타력신앙으로 보기보다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고 있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이 같은 해석이 정토교를 우리시대에 맞게 현대적으로 풀어낸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찬수 서울대 교수는 “정토교와 기독교의 구원론은 인간의 구체적 경험과 경험 이전부터 선행하는 원력의 관계에 대한 설명”이라며 “야기 세이이치의 ‘자기’와 ‘자아’의 도식에서 보면 ‘자아’의 입장에서 아미타불이나 그리스도는 타력적이지만 ‘자기’의 입장에선 자신과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이는 ‘타력’보다는 ‘원력’이라 보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기독교를 관통해 불교적 세계관을 확보하고 불교를 관통해 기독교적 세계관을 확보하는 시도가 좀 더 분명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그럴 때 불교와 기독교의 진리가 다양성 안에서 저마다의 독특성을 살리면서도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토교와 기독교>는 시가라키 다카마로 ‘산란에 있어서 구제의 성격’, 야기 세이이치 ‘종교의 언어’, 후지모토 기요히코 ‘호넨 정토교의 구제에 대하여’ 등 5개 학자들의 논문과 이를 주제로 열림 심포지엄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이경민 기자  ky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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