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은 제가 가고자 하는 길”

 

이재명 성남시장

지난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만난 이재명 시장은 불교인연을 묻자 “한국 문화자체가 불교문화로 삶이나 생각 속에 불교가 들어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어릴 때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녔고, 성남에 와서 스님들 많이 만났다. 개혁적 성향 스님과 많은 일을 했다”고 소개했다. “고시공부도 절에서 했는데 구례 화엄사 금정암과 김천 청암사에서 공부했다”며 “제 인생이 그곳에서 결정됐다”고 소개했다.

불교를 문화적으로 접근한 그는 “불교는 우리문화의 뿌리”임을 강조하며 문화발전과 불교문화를 융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로명 주소로 개편되면서 불교색채를 지도에서, 지명에서 지워버리려 했던 시도가 이뤄진 것을 보면 상당히 안타깝다”고 말한 그는 “종교가 아닌 문화로 봐야 할 문제이다. 종교간 차별을 두지 않고, 우리 생각이나 문화에 깊이 있는 불교색채를 제거할 것이 아니라 잘 키워서 우리문화를 발전시키는 데 활용해야 지 대립적으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올해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차별 없는 세상 평등한 세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에 대해 자신의 고민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고무공장에서 소년공 생활을 시작해 프레스 기계에 팔뚝이 찍혀 장애까지 얻었던 그 시절, 그에게 꿈은 곧 생존이었다. 2017년 한국 청년들은 금수저와 흙수저, 헬조선을 입버릇처럼 말하고,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 1위에 달한다. 이 시장은 “현재 한국사회 현실에서 희망은 조계종에서 얘기하는 차별 없는 세상, 공정한 세상과 일치한다”며 “모든 해법은 그 안에 들어있다”고 강조했다. “불평등 불공정이 사회 자원이나 기회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특정 소수한테 지나치게 편중돼서 발생한다”고 본 그는 “빈곤, 절망 문제도 기회가 공정하고 우리가 가진 자산과 소득이 공평해지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노인 빈곤문제도, 청년 절망 문제도 차별과 불공평에서 온 것”으로 “차별 없는 공정한 세상에 대한 화두는 저의 고민과 일치하며 그게 곧 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10일 오전11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대한민국이 제자리로 가느냐, 과거로 되돌아가느냐 운명을 가르는 날이지만 결론은 장담하지 못하겠다”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인용되는 게 맞고, 그게 국민의 뜻이며, 우리 사회가 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 시장은 정치권에서 말하는 승복 얘기에 대해서는 ““헌재가 민심과 어긋나는, 국민주권과 어긋나는 결정을 하면 민심이 승복해야 할까, 국가기관이 민심에 승복해야 할까” 하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승복이 형식적으로는 공정한 것 같아도 국가기관 결정을 따르자는 것은 실질적으로 무책임하고 반민주적인 얘기”라며 “헌법재판소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스템 일부고, 결국 주권자 뜻을 관철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임을 강조했다. 국가기관이 민심에 승복해야 하는데 반대로 민심에 어긋나는 국가기관의 결정에 민심이 승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정치는 국민의 뜻을 대리하는 것인데, 대리하지 않고 국민의 뜻을 왜곡하는 데 동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기각됐을 때 승복하자고 해서 국민저항을 불온시 하게 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했다. “승복이라는 단어는 불복의 반대말이어서, 국민들의 당연한 저항을 불복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라며 “저는 옳지 않다고 본다. 승복이라는 단어 자체가 국민을 대리하는 국가기관들이 민심과 동떨어진 결론을 내리는 여지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각을 바라는 측이 먼저 주도했고, 거기에 정치인들이 결국 갇혔다”며 “그래서 저는 제대로 된 결정은 승복하지만, 잘못된 결정을 바꾸는 게 국민의 뜻이고 그게 정치가 갈 길”임을 피력했다.

이 시장은 불자와 스님들에게 당부도 잊지 않았다. “공정한 세상, 차별 없는 세상, 투명한 세상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다. 그게 사람들에게 미래를 보장하고 희망을 준다”며 “조계종이 올해 주요 과제로 설정했던 ‘차별 없는 세상, 공정한 세상’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말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올해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에 장기적으로 관심 가져주고 활동을 이어가길 바란다. 저도 그에 맞춰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불교신문 독자에게 전할 메시지를 작성하는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이 불교신문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
이재명 성남시장이 본지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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