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스님 지화, 서용선 작가의 조각 등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작품들 선보여

서칠교 신구경 등 ‘장인의 공방전’ 눈길

젊은 작가 개성담긴 ‘붓다아트패스티벌’

올해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주제는 ‘일상이 빛나는 순간, 수행’이다. 먹고 자고 숨 쉬는 모든 일상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매 순간순간을 일깨우는 수행은 일상을 더 찬란하게 만든다. 매일 반복되는 고단한 일상에 지쳤다면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3월,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개막하는 불교박람회는 따스한 햇살을 맞아 오랜만에 나들이를 떠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게 화려하게 박람회를 수놓을 한국전통문화의 꽃, 입맛대로 골라 즐기자.

▶봄날의 꽃을 좋아하세요?

16세기 조선시대 꽃이 정명스님의 손길을 통해 화려하게 되살아난다. 생화(生花)보다 긴 시간 동안 시들지 않고 부처님 도량을 장엄하던 종이꽃, 지화(紙花). 이제는 사라져버린 불교 지화가 스님의 손에서 다시 피어난다. 치자, 쪽, 오미자 등 천연염료로 물들여 색을 입힌 전통 한지가 형형색색의 연꽃, 국화, 작약 등으로 태어나 봄 내음을 가득 뿜어낸다. 16세기 조선시대 감로탱화 불단을 그대로 재현해 낸 공예품 또한 그 웅장함과 화려함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어 모을 것이다.

역사화의 대가 서용선 작가의 ‘내가 나를 바라보니’ 기획전 또한 전시장을 찾은 관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전시관에서 만나는 2~3m 높이의 대형 목조상은 <금강경>의 첫 구절, 부처님에게 가르침을 청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몸을 앞으로 기울여 간절하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보살’, 눈을 감은 채 좌선을 하고 있는 ‘붓다’ 등 불심으로 번뇌의 덩어리를 거칠게 깍아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가 옳다고 하는 기준을 따라 일상을 반복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한 작가의 불심이 손끝을 통해 전해질 것이다.

▶ 눈앞에서 펼쳐지는 匠人 공방

서칠교, 신구경, 예상희, 최용대 작가 등 4명의 공방을 전시관에 그대로 옮겨왔다. 흙으로 빚고 말리고 다듬고 색을 더하는 등 작가들이 작품을 직접 시연하는 모습을 보며 모처럼 눈을 즐겁게 할 절호의 기회다.

조각가 서칠교 작가는 이번 박람회에서 해맑게 웃는 ‘포대화상’을 선보인다. 소조(塑造) 형식을 사용한 소조불(塑造佛)로 재료를 덧붙여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신구경 작가는 ‘관음보살’을 고부조 (高浮彫)로 방식으로 조형화한다. 형상에 살을 붙여 더 두껍게 드러나게 한 고부조 ‘관음보살’은 말리고 색을 보태고 가공하는 숱한 과정을 거친다.

예상희 작가는 고려불화의 주요 기법으로 유명한 배채법을 통해 불화를 그리는 장면을 직접 시연한다. 그림 뒷면에 붓질을 해 앞면에 드러나는 색감이나 선이 깊고 은은하게 하는 배채법을 과감하게 천연염색한 비단에 적용했다. 엷은 농도를 높여 서서히 색감을 더해 불화의 깊이를 표현해낼 것이다. 최용대 작가는 개금, ‘금칠보 공예’를 선보인다. 최 작가의 ‘금칠보 공예’는 개금불사를 자신만의 기술로 발전시킨 것. 이번 시연에서는 연꽃그림이 그려진 나무판 위에 금칠을 반복하는 ‘금칠보 공예’를 직접 보여준다.

붓다아트패스티벌이 발굴하고 함께 성장하는 ‘청년불교미술작가전’ 또한 색다른 볼거리. ‘붓다의 일상’을 주제로 젊은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이들이 직접 만든 전통 수공예품 또한 박람회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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