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원과 총본산성역화불사추진위원회가 공동으로 매주 목요일 하루 고기를 먹지 않고 기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2월23일 ‘생명살림 캠페인 채식데이 기부데이’ 선포식을 가졌는데, 운동의 요지는 불자가 지켜야할 오계 가운데 불살생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는 데 있다. 구체적인 실천 방침은 매주 목요일 채식을 하고 그 때마다 1000원을 모아 연 4만8000원을 기부하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매주 목요일 채식하기다. 불교는 기본적으로는 음식물 종류에 제한을 두지 않지만 육류는 아주 예외 경우를 제외하고는 금지한다. 그 이유는 생명을 존중하는 불교의 가르침 때문이다.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경우에도 직접 도살은 금하고 있다. 부처님 당시 육식 금지를 계율로 정하지 않은 이유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당시는 육류는 고사하고 한 끼라도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를 장담하지 못하는 시절이었다. 탁발에 의존하는 수행자들은 주는대로 먹는 것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공장식 시스템에 의해 고기가 넘쳐난다. 고기의 과다 섭취로 인한 질병이 인류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다. 공장제는 고기의 대중화는 이루었지만 동물 사육과정의 반생명성과 잔인한 처분 방식 등은 인간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조류독감, 소 돼지 등에게 발생하는 구제역 등이 대표적이다.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좁은 공간에 대량 사육하는 공장제 하에서는 그 파급속도와 범위의 광범위함으로 인해 한 번 발생하면 국가적 재난으로 까지 번진다. 가장 심각한 점은 수십만 수백만 마리의 닭과 오리 돼지 등을 살처분하는 잔인한 처리 방식이다. 이로 인해 고기를 먹기 위해 계속 다른 생명을 희생시켜야하는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공장식 시스템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소비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생명의 희생을 줄이는 길은 육류 소비를 줄이는 길 밖에 없다. 이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곳은 불살생을 최고 가치로 삼는 불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많은 불자들이 이미 고기를 멀리하고 있어 ‘채식데이 기부데이’ 운동을 전개하는데 거부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모든 육류를 거부하는 엄격한 채식주의까지 실천하지 않더라도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나 다른 생명의 존엄을 위해서도 적극 실천해야할 덕목이기도 하다. 

우리 불교가 좋은 가르침을 갖고 있지만 구체적인 실천 지침이 부족해 늘 울림만 컸었는데, ‘채식데이 기부데이’는 실천 내용까지 담겨 있고 의미도 분명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동참을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채식은 불자들 뿐만 아니라 국민적 관심사가 되었으므로 이 운동이 국민들에게도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 

[불교신문3277호/2017년3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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