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선원 자체 ‘수행프로그램’
한마음공생실천과정 동참 수행담
불자로서 현실문제 안목 도움 줘
 
“굽히기 싫어하는 성품 때문에 남편이나 가족에게 아쉬운 소리를 잘 안하고 살았다. 그런데 요즘은 변했다. 어제는 남편한테 등산화와 점퍼 좀 사달라며 코맹맹이 소리를 하는 나를 보았다. 이런 행동이 싫지 않은 듯 받아주는 남편. 좀 느긋하게 부족한 듯 그렇게 살아야 겠다. 이 또한 남편과 조화를 이루며 모든 것을 닦아내고 다듬고 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나’가 없이 대응하며 하나가 되는 것, 이것이 나를 벗어나는 길인 것을.” 57세 주부 김모씨의 이야기다. 계속된 그녀 이야기는 귀가 솔깃한 우리 모두의 일상이다.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을 하는 아들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자꾸 올라왔다. 아들에게 ‘돈이 어디서 나서 매일 밖에서 밥을 먹고 들어와?’ 하니 말이 없었다. 아들을 바라보며 대답을 요구하자 말하면 믿지도 않을 거면서 왜 묻느냐고 했다. 뜻밖의 말을 듣게 되니 순간 당황스러웠다. 용돈이 떨어졌을 것 같은데 매일 밖에서 밥을 먹고 다니기에 물었는데, 내 말투가 못믿어서 묻는 듯이 전달된다고 했다. 남편에게도 자식에게도 이런 식의 말을 많이 했구나. 못마땅할 때면 다그치기를 하며 의혹을 갖고 묻기를 하였구나. 모르고 했던 내 행동을 아들이 일깨워줬다. 말을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을 굴려야 겠다.”

한마음선원이 설립한 한마음과학원이 자체적인 생활참선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동한지 10여년만에 여기에 동참한 불자들이 수행담을 책으로 엮었다. 한마음선원에 따르면 ‘한마음공생실천과정’이란 수행프로그램은 생활 속 과제들을 자기수행의 재료로 삼아 참구해가는 10주간의 마음공부법이다. 자신과 상대를 나누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만들어 놓은 관념의 벽이 무너지게 하고 지혜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하는 일상생활 속 실천수행 프로그램이다. 책 <둥근 입으로…>에 등장하는 평범한 이들은 “지금까지 ‘나’라고 믿어왔던 몸뚱이로서의 나를 넘어서서 내가 가진 고정관념, 습관과 인연의 고리를 하나하나 녹여가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보배와 같은 자기내면의 참가치를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울산서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하는 마흔넷 류모씨도 한마음선원에 몸담으면서 교사직분으로서 원칙과 소신이 크게 달라졌다. 아이들을 가르치려 했던 것, 부정적인 마음으로 대했던 것,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것을 바로 본 그는 “참된 교사가 되려면 아이들을 가르치기 이전에 내가 먼저 아는 것을 진실하게 실천하는 ‘수행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책 곳곳에는 한마음선원을 창건한 대행스님의 법어가 잠언처럼 실려 있다. “깊고 간절한 마음은 닿지 못하는 곳이 없다. 그것이야말로 참된 에너지다.” 

여섯가지 주제로 나뉜 곁들이는 말도 곱씹을만 하다. “내 마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는 진리를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되면, 지금까지와는 삶의 모습이 많이 달라지게 됩니다. 바쁘게 사느라 뒤돌아볼 겨를도 없이, 내면을 차분히 들여다볼 시간도 없이 달려온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이외에도 너무나 흔한 장면이지만, 남편이 술자리가 있어 늦게 들어올 때, 집에서 누워 TV만 볼 때, 정리정돈을 안할 때, 설거지를 안도와줄 때, 마치 나혼자 집안일 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잔소리나 거친 말 대신 할 수 있는 ‘묘책’도 있다. 수행법에 치중하기보다, 불자로서 일상과 현실의 문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갖출 수 있는 노하우에 더 눈길이 간다. 

한마음선원 공생실천과정은 올해도 오는 3월18일부터 5월20일까지 10주간 안양 한마음선원 한마음과학원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마음공부를 원한다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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