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환경 수호 출가자 본분…해결 때까지 계속 시위하겠다”

“수 년 전 수도사 뒷산에 76만5000볼트의 초고압 대형송전탑이 들어서서 정상적인 종교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사찰 앞에 고속도로가 건설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에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종교활동이 가능한지 막막할 따름이다. 부처님을 모신 사찰을 지키고 수행환경을 수호하는 일이 출가수행자의 본분이다. 이 일이 해결될 때까지 계속 시위하겠다.”

고속도로 건설로 수행환경 침해 위기에 놓인 경기도 광주 수도사 주지 청호스님<사진>의 주장은 단호했다. 스님은 지난해 12월부터 60일째 수도사 수행환경 보호를 위해 1인시위 중이다. 오늘(2월22일) 오후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분과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스님은 수도사를 지키기 위해 1인시위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청호스님이 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수도사 인근 이천-오산 구간 고속도로 건설을 막기 위해서다. 스님에 따르면 해당 고속도로는 수도사와 불과 26m 떨어져 있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소음과 진동, 먼지 등으로 정상적인 포교활동과 종교활동도 불가능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도로 건설은 인허가 승인 마쳤고, 시행사인 금호건설은 법적 절차에 따라 도로 건설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스님에 따르면 고속도로 건설은 강행될 예정이며, 수도사를 지키기 위해 노선 변경도 주장하고 있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설상가상으로 3월 중 착공식도 예정돼있다.

수행환경 보호를 위해 청호스님은 불자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스님은 “이번 일을 작은 절에 불과한 수도사의 일로만 여기지 말아 달라”며 “불자 여러분들이 수도사가 수행환경 수호를 위해 흔들리지 않고 부단히 정진해 나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스님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국회에도 도움을 청했다. 청호스님은 “그동안 서울국토관리청과 건설사에 고속도로 노선변경을 요구하는 공문과 진정서 발송했지만 시공업체는 묵묵부답으로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시공업체에서 수행환경 보존을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호소했다.

끝으로 시공업체에도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금호건설이 문제 해결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모습은 과연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 있는 것인지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는 스님은 “금호건설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주길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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